국민은행이 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차기행장 물색 작업'에 들어간다. 하지만 행추위를 통해 후계자를 선임하는 데는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오는 10월 임기가 끝나는 김정태 행장은 일단 연임할 것이 유력시 된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2일 기자들과 만나 오는 23일 정기주총이 끝난 후 상설 은행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임행장 선정 작업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행장은 "선진국에서는 후임 최고경영자(CEO)를 키우는 게 CEO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며 "유능한 후임자를 선임하기 위해 행추위를 만들고 이를 상설기구화하겠다"고 말했다. 행추위는 사외이사들과 국내외 주주대표로 구성되며 은행 내·외부에서 추천한 행장 후보군을 대상으로 1∼2년간 평가 활동을 벌인 뒤 복수 후보를 추천한다. 최종 행장선임은 이사회에 맡긴다는 게 김 행장의 구상이다. 김 행장은 그러나 행추위를 통해 후계자를 선임하는 데에는 1∼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현재의 임기가 끝나는 10월 이후에도 연임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행장은 이어 한미은행을 인수한 씨티은행과 관련,"씨티은행이 LG카드를 인수하는 것이 가장 두렵다"며 "이를 막기 위해 국내 은행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LG카드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완전 인수하기까지 앞으로 3∼4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그동안 세계 최대 은행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대응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행장은 이날 오전 월례조회에서 "소비위축 장기화와 씨티은행의 진출로 영업환경과 경영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며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일선 영업점을 상대로 '연체와의 전쟁'에 더욱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또 영업과 무관한 부서는 경비와 업무추진비를 사실상 '제로(0)상태'로 줄이도록 지시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