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유럽 공장부지로 슬로바키아 질리나를 선택한 것은 폴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30% 가량 저렴한데다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슬로바키아 정부는 국내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기아차가 현지에서 공장을 짓고 가동하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도록 각종 편의를 제공해주기로 했다. 슬로바키아는 우선 기아차 공장을 건설하는 데 들어가는 총 투자비의 15%를 지원해 주고 법인세를 10년간 면제해 주기로 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슬로바키아 질리나를 잇는 직항로를 개설하고 주재원 자녀들의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학교를 세우기로 한 것도 투자 유인책의 일환이다. 게다가 기아차와 동반 진출하게 될 부품업체들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지원하겠다는 조건까지 덧붙였다. 단순히 공장을 유치하는 데 머물지 않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대한 돕겠다는 것이다. 기아차는 이 정도 혜택을 보면서 첨단 설비를 갖춘 생산 기지를 확보할 경우 세계적인 차 메이커들과 유럽 시장에서 떳떳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폴란드는 도요타,PSA(푸조-시트로앵)의 공장을 인근 국가에 빼앗긴 데 이어 또다시 대규모 투자유치에 실패,대외신뢰도까지 타격을 받게 됐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