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 시화공단에 소재한 (주)페이퍼월드(대표 조남준.www.paper-world.koreasme.com)는 전통제조업 부문의 '저성장.저효율'이란 통념을 깨고 설립 5년 만에 연매출 300억 원을 달성해 낸 산업용 포장재 제조업계의 'Leading Company'다. 지난 99년 1월 대표이사 1인 체제로 출범한 (주)페이퍼월드는 산업용 경포장재 소재인 '백판지 유통업'을 시작으로 설립 이듬해 경포장재인 칼라박스 제조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작년 12월에는 중포장재(카톤박스) 제조부문을 추가, 경기도 용인에 제 2공장을 증설하는 등 고속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다. 과거 5년 간의 국내 경제사정과 동종 업계의 실태를 감안할 때 전통 제조업 부문에서 이 같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는 유례가 없는 성과라 할 수 있다. 성공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조 대표에게서는 "개혁과 보수의 조화를 중시한 균형경영과 투명경영, 여기에 중장기 발전을 고려한 속도경영을 접목한 결과"라는 명쾌한 답변이 되돌아왔다. "창업 후 지금까지 도덕과 상식, 원칙에 입각한 투명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습니다. 고객은 물론이고 협력업체와 직원들, 심지어는 경쟁업체에게도 회사의 회계부문과 제조원가까지 모두 공개했죠. 이러한 솔직함과 투명성이 시장과 고객의 신뢰를 얻는데 커다란 효과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조 대표가 말하는 두 번째 성공비결은 '균형경영'이다. 회사의 운용과 정책 수립에 있어 개혁과 보수의 조화를 중시한 균형경영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 그는 하루가 다르게 이른바 '코드'와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현실에서 세상에는 변치 말아야 할 가치와 반드시 변화해야만 하는 가치가 공존한다고 믿는다. "개혁과 보수 중 어느 한쪽으로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편향될 때 역사는 언제나 우리에게 커다란 부작용과 쓰라린 대가를 지불해 왔습니다. 개선할 것은 개선하고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린다는 단순한 진리를 경영일선에 접목해 왔습니다" 그가 제시하는 마지막 성공포인트는 단기속도 보다는 중장기 속도를 중시한 '속도경영'이다. 조 대표는 대 고객 서비스 개선이나 직원들의 복리후생 증진을 위한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서는 조건 없는 '스피드 업' 정책을 펼쳐왔지만, 반대로 단기성과와 실적, 이익 등에 있어서는 무리한 집착을 지양하는 '스피드 컨트롤' 정책을 병행했다. 이 같은 경영모토는 페이퍼월드가 업계에서 유례가 없는 고속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조 대표는 이 외에도 직원 개개인의 꿈을 만들고 가꿔주는 한편, 회사와 같이 성장시키는 '인큐베이팅' 경영에도 최선을 다해왔다. 직장은 더 이상 근로자들에게 단순히 노동을 제공하고 그 대가를 지불 받는 장소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와 관련 지난 1999년 2월 조 대표는 페이퍼월드의 간판을 내 걸면서 여느 CEO처럼 흔한 공약을 제시했다. 주주 임직원과 '열매'를 나누겠다는 것. 하지만 열매를 키우기 위한 그의 노력은 남달랐다. 2001년 11억 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 243억 원으로 불어났다. 재무상태와 부채비율도 탄탄해졌다. 직원들은 당연히 동종업계 최고 대우를 받는다. 때문에 이 회사의 직원들은 대부분 창사 초기부터 함께 해 온 '붙박이'들이다. "기업은 개인의 소유가 아닙니다. 그렇기에 저는 전문 경영인을 길러 회사를 맡기고 싶습니다. 페이퍼월드는 직원 개개인이 꿈을 형성하고 펼쳐 보이는 도전의 무대가 돼 왔다고 자부합니다. 작은 시장에서 1등을 하는 리딩 메이커를 계속 창업해 많은 직원들을 CEO로 배출할 겁니다" 개개인의 성취와 성공이 전체의 성장과 발전에 직결된다고 강조하는 조 대표의 인큐베이팅 경영은 서서히 열매를 맺었다. 페이퍼월드를 통해 8곳의 새로운 기업이 파생된 것. "도전과 시행의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오류를 나무라고 비방하며 책임을 전가하기보다는 또 다른 도전의 계기로 삼았죠. 그 결과 최고의 생산성과 가장 낮은 원가구조를 지닌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페이퍼월드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어느 기업에도 없는 수당제도 두 가지가 있다. '모발염색장려금'과 '실패장려금'이다. 신선하고 개혁적인 마인드 고취를 위한 정신개혁 운동의 일환으로 모발의 색상을 바꿔보자는 발상에서 전 직원에게 모발염색장려금을 지급한 것. '굴뚝 마인드'를 지닌 일반적인 제조업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다. '실패 장려금'은 말 그대로 '실패해도 좋으니 계속 도전해보자'라는 취지로 실패한 아이디어에도 보상을 하는 이색적인 시도다. 30대 후반의 젊은 CEO다운 독특함과 신선함이 묻어나는 발상이다. 지침보다는 '원칙'이 되는 지혜를 강조하고 자율과 효과, 지속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조남준 대표는 21세기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리더의 인상을 깊게 풍겼다. (031)432-5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