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24번 정순이입니다.정말 정겨운 이름이죠.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제 이름처럼 대한항공을 대표하는 절대 미소가 되겠습니다." 대한항공 스튜어디스 정순이씨(22)는 지난 2일 8년만에 열린 '스마일 퀸' 페스티벌에서 이런 말로 자신을 소개했다. 그녀는 희망대로 3천3백여명의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대한항공을 대표하는 최고의 '미소'가 됐다. 파주에서 소녀시절을 보내면서 스튜어디스의 꿈을 키웠다는 정씨는 드라마에서 비쳐지는 '화려하기만 한 스튜어디스'는 아니다. 어렸을 적엔 논에서 열심히 김매기를 했고 요즘도 쉬는 날엔 집안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솔직히 말해도 되나요.여행을 너무 좋아해서 여행하면서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죠.오늘 여러 신문과 방송에 얼굴이 나오니까 사람들이 '파주에서 용(龍)났다'고 하네요." 드라마에 비쳐지는 승무원들의 모습이 실제와 너무나 달라 마음이 아프다는 정씨. "승무원들이 사치스럽고 명품을 좋아하고 좋은 남자 잡아서 시집 가려는 사람으로 묘사되는데 정말 답답해요.집안이 어려워서 동생 학비 대는 분도 많고,알뜰하게 저축해서 혼수 비용 마련하는 사람도 많거든요." 그녀는 "외모로만 평가했다면 저는 뽑힐 수 없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내면을 가꾸는 노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은데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2002년 6월 월드컵이 열릴 때 입사한 정씨는 그동안 대한항공이 취항한 전세계 87개 도시 가운데 60여곳을 돌아봤다고 했다. "56세 정년 때까지 고객들에게 웃음을 드리고 싶어요.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죠." 그녀는 스마일퀸 페스티벌에서 받은 상금으로 어머니께 세탁기를 선물할 계획이라며 "늘 웃으세요.복이 온대요"라며 웃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