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3일 오전 청와대에서제주지역 언론과의 합동 회견을 갖고, `변화의 흐름'으로 오는 4.15 총선이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먼저 오는 총선에 대해 "저의 대통령 당선으로 출발된 변화의 흐름이 제대로 진행되게 할 것인가, 아니면 중간에 좌절될 것인가 하는 정치적 의미를갖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흔히 `3김(金) 시대'가 눈부신 민주주의의 발전과 진보를 가져왔다"며 "하지만 국민들은 `3김 청산'이라는 이름을 붙여 새로운 정치로 가자는 것"이라며 현재의 정치상황을 짚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 재정립, 시민 참여 등을 `변화'로 꼽고 "국민들은 빠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그 내용에 대해 제가 얘기하면 그야말로 선거운동이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변화의 바람이 실제 표로 항상 연결될 지 확신하지 못한다"며 "대통령을 계속 흔드는 국회가 될지 아닐지도 아직 잘 예측하기 어렵다"며 총선 전망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다만 노 대통령은 "한국 정치의 천지개벽으로 지역할거주의 시대, 권위적 지배시대는 완전히 끝나지 않겠느냐"며 "민주적인 변화, 지역구도 극복 등은 분명히 나타날 것이고 그러면 좋겠다"며 바람을 내비쳤다. 이어 노 대통령은 대(對)언론 관계에 대해 "갈등으로만 비쳐지고 있지만 지난 1년간 적어도 수도권에선 언론문화가 많이 바뀌었다"며 "언론이 대단히 책임있고 신중하게 (기사를) 쓰기 시작한 것 아니냐"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을 위한 정부 역할 등에 대해선 "지체없이최선을 다해 할 일을 하고 있으며, 조금도 모자람이 없이 성의를 다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관련 전담비서관을 둘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하겠다"고 답해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준비하는 만큼 하겠다", "제주도 스스로 여러가지 사업의가능성을 개발해야 하며, 제주도가 가는 속도만큼 중앙정부는 반드시 따라붙겠다"며제주도 스스로의 노력도 함께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또한 제주 화순항의 세계 3대 미항으로의 개발, 제주로의 기상청이전, 제주공항의 제2 인천국제공항화 등의 건의가 잇따르자 "욕심을 많이 부리신다"며 농을 건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제주도는 한국이 자랑하고 싶은 보배"라며 "제주는 살기어려우니까 지원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국민의 소중한 자산이란 인식을 갖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최근 발표한 농업발전종합대책에 대해선 "지난날 세웠던 어떤대책보다 가장 알차고 실효성이 담보되는 정책"이라며 "일선 농민들과 대화하며 정책을 세워가고 있고 앞으로 세부적인 것에 대해서도 농사짓는 사람들의 지혜를 모을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제주 4.3 사건과 관련해선 "당초 4월3일 추모공원 기공식에 참석하려 했으나 총선 직전이어서 가기 어려울 것 같다"며 "제가 시비에 걸리는 것은 괜찮은데 행사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어 못갈 것 같고, 대신 4.3 평화공원, 사료관 사업등에 대해선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한편 노 대통령의 지역언론과의 합동회견은 지난해 8월18일 대구.경북 지역을시작으로 9개 권역으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이날 제주지역과의 합동회견을 끝으로막을 내렸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