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4일 "중소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자금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금융회사들이 경쟁적으로 대출자금 회수에 나서는 것은 곤란하다"며 "그 같은 행태는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 차원에서 최악의 원자재 부족 사태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마련했으며, 공적자금 투입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기관장 인사 시스템을 고치고 인사권도 적극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암참(주한 미 상공회의소) 주최 조찬 간담회와 재경부 정례 브리핑에서 각종 경제 현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부총리는 "금융회사들이 중소기업에 한때 경쟁적으로 내보냈던 대출금의 만기가 도래할 시기인데 원자재 대란까지 겹치면서 자금애로가 심화돼 있다"며 "경쟁적으로 자금회수를 벌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정부도 신용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을 통해 보증을 확대하고 관련 부처별로 역할을 나눠 중소기업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은행의 분석 결과 원자재 가격이 연간 6% 상승(당초 예상 3%)하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2%포인트 떨어지고 물가는 0.3%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충실히 마련,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적자금을 투입한 금융기관장 인사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지나치게 절차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강조하다 보니 충분한 시간을 갖고 좋은 사람을 뽑지 못했다"며 "올해 안에 기관장 인사시스템을 바로 세우고 인사권자로서 인사권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또 노인층 생활안정 차원에서 "상품성 있는 역(逆)모기지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열심히 검토하고 있다"며 "가능하면 관련 법률안을 올 정기 국회에 상정하겠다"고 말했다. 역모기지론이란 소유 중인 주택을 금융회사에 담보로 맡기고 매달 일정액씩 생활비를 받다가 사후 주택을 금융회사에 넘기는 제도로, 노인들의 퇴직 후 생활안정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재경부는 역모기지를 적용받는 주택에 대해 등록ㆍ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