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청원톨게이트를 막 빠져나오면 오른편으로 2만평 규모의 '상수허브랜드(www.herbland.co.kr)'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30여년간 원예농업을 일구어온 이상수 사장(50)은 '허브박사'로 통한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그는 평범한 원예농업가였다. 그러나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조건을 이용한 고품질의 허브를 재배, 각종 제품을 생산하고 허브농장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56억원이다. 이 사장이 허브와 인연을 맺은 계기는 88올림픽.샐러드 등 양채류를 재배, 호텔에 납품해 오던 그는 외국 손님들이 대거 몰려오면서 수요가 늘어난 허브재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외래작물인 허브를 토착화시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최상급의 허브를 생산해 보자는 당찬 목표를 정한 그는 밤낮으로 허브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허브관련 특허만해도 무려 12개나 획득했다. 하지만 단순하게 허브를 생산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허브차와 비누 향기주머니 등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허브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신통치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일반에 널리 알릴 수 있을까 궁리 끝에 지난 98년 '허브축제'를 처음 개최했다. 정부지원 없이 순수 민간차원의 축제였지만 무려 5만3천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지난해에는 20만명이 몰릴 정도로 지역축제로 자리잡았다. "허브붐을 일으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집안잔치에 그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때마침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서울 COEX에서 열린 음식박람회에 '꽃밥'을 출품, 외국 매스컴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들이 돌아가 각종 매체에 소개하자 관광업계 관계자들이 잇달아 방문하고 수천명의 외국관광객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제는 한국관광의 필수 코스로 지난해 5만명이 다녀갔고 올해는 10만명가량의 외국인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의 80%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 입장료 수입과 이들이 사가는 허브제품 판매액"이라고 소개한 그는 앞으로 IT와 농업을 접목, 생명산업에 새바람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농업의 기업화'라는 명실상부한 모델케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그는 "FTA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인 만큼 우리농업도 세계시장을 상대로 정면 돌파를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원=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