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업계 "어찌하오리까"..옥수수·대두 폭등했는데 값 못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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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사료 원료인 옥수수 대두(박) 소맥피 등의 국제가격이 수직상승한 탓이다.
당장 사료값을 올려야 공장을 돌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하지만 조류독감과 광우병 여파로 홍역을 앓고 있는 축산농가 때문에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사료 대란'이 발생할 것이란 경고도 나오고 있다.
사료 값이 오르면 사료를 먹는 돼지 닭 쇠고기 가격과 우유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게 된다는 것.
업계는 이같은 가능성에 대비,재정경제부 농림부 국회 등에 수입관세인하 등 지원책 마련을 긴급 요청했다.
80여개 사료업체들은 국제 원자재 가격 폭등에 손을 들기 직전이다.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울 정도라는 것.
사료 원료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옥수수는 지난해 1월 t당 1백13달러선에서 금년 2월 1백90달러 안팎으로 치솟았다.
무려 68.1% 상승했다.
대두박(콩깻묵)은 같은 기간에 2백10달러선에서 3백40달러선으로 61.9% 뛰었다.
소맥피도 95달러선에서 1백45달러대로 52.6%나 올랐다.
여기에다 중국이 해상운송용 선박을 싹쓸이하면서 해상운임이 t당 30달러 안팎에서 80달러선으로 2백60% 이상 급등,사료업계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업계는 사료 값을 최소한 30%는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위급해지자 사료업계를 대변하는 한국사료협회는 최근 정부와 국회에 지원 대책을 요청했다.
최고 8%인 수입관세(할당관세 포함)를 무관세화해줄 것과 세법상 '부가가치세 의제매입세' 공제를 상향 조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렇게 되면 국제가격 인상분의 3%가량(금액으로는 약 1천1백억원 규모)을 상쇄할 것이란 게 협회의 예측이다.
연간 5조원 규모인 사료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협회는 강조했다.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사료 값이 오르면 돼지 소 닭 젖소 등의 사육비가 증가하게 되고 사육비가 증가하면 각종 육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진다.
결국 가격 인상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축산농가가 다시 곤경에 처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롯데마트의 닭고기 바이어는 "사료 값이 1차로 8% 정도 올랐다"면서 "닭고기 가격은 소비 증가와 맞물려 더욱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돼지고기 쇠고기 소매가격도 사료 값이 20% 인상되면 같은 폭으로 뛸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료업계 관계자는 "조류독감과 광우병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사료값을 올려야 하는 처지"라며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데 값을 올려야 하니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