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의 영화 '실미도'가 한국영화 최초로 '관객동원 1천만명'이라는 기록을 세운데 이어 강제규 감독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도 무서운 기세로 이 기록을 뒤쫓고 있다. 한국영화는 거대 자본을 앞세운 할리우드 영화에 맞서 자국 내 영화시장의 50%선을 점유하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6일 오후 10시55분)에서는 한국영화시장 활황의 원동력과 이에 따른 그늘을 함께 조명해 본다. '영화관객 1천만명'은 계층과 연령, 성별의 벽을 넘어 광범위한 층을 끌어들이지 않고서는 달성이 불가능한 일이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한국영화 시장에서 영향력을 거의 행사하지 못했던 40∼50대가 움직였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영화관람에서 소외됐던 중ㆍ장년층 관객이 성장한 자녀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오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이 프로그램에서는 이들을 영화관으로 불러모으는 힘은 무엇인지에 대해 짚어본다. 그러나 '실미도'와 '태극기…'가 화려한 조명을 받는 이면엔 어두운 우리 영화산업의 현실도 함께 있다고 제작진은 지적한다. '태극기…'와 '실미도'를 상영한 스크린 수는 한때 7백33개에 달했다. 전국 극장연합회가 밝힌 국내 총 스크린수가 1천2백41개임을 감안하면 전국 스크린의 59%를 두 영화가 차지했던 셈이다. 그 틈에 작은 영화들은 극장을 잡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대형영화가 사실상 스크린을 독식하고 이들 영화의 제작비나 마케팅비에 대적할 수 없는 작은 영화나 예술영화들은 개봉이 미뤄지거나 빛도 못 본 채 사장되기가 일쑤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펴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개봉한 한국 영화는 편당 4억원 이상씩 손해를 봤고 65편 중 흑자를 낸 영화는 3분의 1도 안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이처럼 영화산업 활황의 어두운 구석도 살펴본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