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성장속도를 조절, 맹목적 고도성장에서 지속 가능한 균형성장으로 경제 궤도를 수정한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5일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정부공작보고'를 통해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잠재성장률보다 2~3%포인트 낮은 7%대를 제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국의 성장속도 조절은 '과잉투자->경기과열->물가상승->과잉공급->버블붕괴->경기급락' 시나리오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경제의 대폭적인 상승과 하락 방지를 기본 목표로 삼겠다"는 원 총리의 지적에서도 이를 읽을 수 있다.


원 총리는 <>과열 업종 <>에너지 및 자원 다소비 프로젝트 <>과도한 통화 팽창 등을 규제대상으로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 과잉투자가 '지속 가능한 성장'의 걸림돌


"경제성장 속도를 조절해 자원과 환경에 대한 압력을 줄이겠다."


원 총리는 성장률 목표치 7%를 제시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과잉투자로 인해 원자재 및 에너지난이 심각해지면서 고성장에 따른 새로운 모순이 나타나고 있다"는게 그의 진단이다.


원 총리는 "투자규모가 너무 크고 일부 업종과 지역에 대한 맹목적 투자와 중복 건설이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실제 지난해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은 26.7%로 99년(5.1%)의 5배 수준에 달했다.


철강 부동산 자동차 시멘트 알루미늄 등은 대표적 과열 업종으로 거론돼 왔다.


과잉투자는 원자재 및 전력난을 심화시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협할 뿐 아니라 버블(거품)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낳았다.


"과잉투자가 과잉공급으로 이어져 디플레의 씨를 뿌리고 있다"(린이푸 베이징대 중국경제연구중심 주임)는 지적이 그것이다.


"중국이 자산버블에 직면했다"(궈수칭 국가외환관리국장)는 진단도 같은 맥락이다.


게다가 위안화 평가절상을 겨냥, 외국 자본이 밀려들면서 통화 팽창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통화 증가율은 지난 1년간 억제 목표치(12% 내외)를 크게 초과한 19.6%에 달했다.


급증한 통화량이 부동산 등 자산가격을 끌어올려 버블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경기 과열의 거품을 단계적으로 축소, 버블이 일시에 꺼지면서 10여년간 장기 불황에 시달려온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다.



◆ 과잉투자를 막아라


원 총리는 "고정자산 투자를 적절히 통제하고 일부 업종과 지역의 맹목적인 투자를 단호히 막는 것이 올해의 주요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과열 업종에 대한 산업정책과 업종 전망 계획을 완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업종 진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정부가 제시한 에너지소모량 기술력 환경보호 등을 충족하지 못하는 프로젝트는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원 총리는 "이같은 투자 통제를 통해 중국의 경제성장 방식을 자원절약형으로 전면적으로 변화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원 총리는 또 "조세우대 정책을 남발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해 투자를 합리적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정부가 지나치게 부여한 특혜가 과잉투자의 주요 원인이라는게 그의 판단이다.


때문에 국제 원자재 시세 급등의 주범인 중국이 수요를 줄여 나갈 경우 관련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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