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은 5일 본격적인 재선운동에 나선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재선운동과 대통령직 수행을 적절하게 짜맞춰 선거자금과 유세효과 등에서 누리는 현직 대통령의 프리미엄을 상세히 분석, 소개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이 지난 3일 150만달러의 선거자금 모금행사 참석을 위해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타고 서부로 간 것은 미국 정치사상 최대의 `정치 할인' 혜택중 하나였다. 에어포스 원을 한시간 띄우는 비용만 해도 3만5천달러 이상인데, 연방법상 대부분 비용은 납세자 몫이고 부시 진영은 부시 대통령과 수행 정치참모 수명의 1등석좌석값만 내고 하루 종일 이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었다는 것. 사실 시간당 3만5천달러라는 것은 지난 2000년 선거때 클린턴 대통령 부인 힐러리가 퍼스트 레이디로서 상원의원에 출마한 상태에서 에어포스 원을 이용한 것을 공화당측이 비난하면서 주장한 수치다. 당시 공군측은 연료, 물 등의 비용을 포함해 2천912달러라고 설명했고, 의회 회계감사원(GAO)은 3만4천달러라고 계산했었다. 이같이 사실상 납세자의 세금으로 보조를 받는 모금행사 참석은 부시 대통령이현직 대통령으로서 누리는 각종 이점의 일부에 불과하다. 부시 대통령의 최고 선거참모인 칼 로브는 앞으로 선거기간 계속 백악관 특보로서 선거본부가 아닌 정부로부터 급여를 받게 된다. 부시 대통령의 지방행이 부동표 주들에 집중되는 것은 상시 선거운동 시대에 새로울 게 없는 일이지만,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심화되고 있다는 게 샌 디에고 캘리포니아대 정치학과의 게리 제이콥슨 교수의 분석이다. 지난 1월말 현재 부시-체니 진영은 1억440만달러의 군자금을 은행에 예치해놓고있는 반면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 의원은 겨우 210만달러의 선거자금에 720만달러의 빚을 지고 있는 불균형 상태이지만, 부시 대통령의 전략적인 공무여행과 모금.유세 여행의 결합은 이같은 불균형마저 무색할 정도로 부시 진영에이점으로 작용한다. 예컨대, 부시 대통령은 뉴 햄프셔주에서 민주당 예비선거가 실시된 이틀 뒤 뉴햄프셔주를, 미주리는 1주일 뒤, 사우스 캐롤라이나는 이틀 뒤 각각 방문, 예비선거결과를 희석시켰는데 모두 공식 행사 참석이 명분이었다. 케리 의원이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10개주 예비선거 결과 대선후보직을 거머쥔이튿날인 3일에도 부시 대통령은 캘리포니아를 공무로 방문, 로스 앤젤레스에서 백악관 주최 행사에 참석한 뒤 곧바로 재선 모금행사와 공화당 전국위원회에 참석했다. 4일엔 베이커스필드에서의 `경제대화' 공식 행사와 실리콘 밸리에서의 모금행사를 연계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측은 "이 정권은 2억달러의 선거자금을 모금하면서도 선거운동비용은 납세자의 혈세로 부담토록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대통령의 공무여행 비용은 국방부와 비밀경호실을 비롯해 관련 정부기관이 분담하고 있지만, 전임 클린턴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부시 행정부측도 구체적인 수치 공개를 꺼리고 있다. 대통령이 어떤 일을 하든 대통령은 대통령이라는 이론상, 대통령의 공무여행에따르는 경호, 통신, 화물수송기, 장갑차, 경호지원 헬기 등 `움직이는 백악관' 비용은 물론 수행원 비용의 대부분도 정부가 지불하게 된다.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이 주(州) 공화당이나 공화당 후보를 위한 모금운동을 할때, 같은 시간대 같은 도시에서 공식 행사 일정을 만들어 모금운동 비용 일부를 정부 예산인 백악관돈으로 떠맡기도 한다. 부시 대통령이 모금행사 전에 정부 행사에서 연설토록 한 뒤 두 행사에 참석한시간 비율에 따라 부시 대통령의 여행비용을 정부와 모금행사 주최측이 분담토록 함으로써 행사 주최측이 수천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월 마틴 루터 킹 목사 묘소에 헌화했을 때도 자신의 230만달러 모금행사에 참석, 연설하는 등 거의 대부분의 경우 모금행사와 공식행사를 결부시키고 있다. 또 정부 공식행사 자체도, 지난주 루이스빌에서 열린 `경제대화' 때 부시 대통령이 "여러분은 `부시의 세금정책을 없애자'는 말을 들은 일이 있을 것인데 이는 곧`나는 세금을 올리겠다'는 뜻"이라고 말한 것처럼 선거용 성격을 띄는 경우가 많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누리는 이점 가운데 루이스빌 도심을 교통통제와 20대의 차량 행렬속에 질주하고, 경찰과 경호원들이 시위대를 숙소 멀리 쫓아냄으로써 "추악한 부시는 변명말라" "오사마가 이슬람에 한 짓이나 부시가 기독교에 한 짓은 같다"는 등의 구호를 듣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경쟁자들로선 꿈도 꿀 수 없는 이점이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영기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