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점포사업은 보통 '맨 땅에 헤딩하는 사업'에 비유된다. 소비자에게 어떻게 알리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얘기다. 최씨는 새벽 5시에 눈을 뜬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그는 성당에서 30분간 미사를 올린 뒤 대화역이나 화정역 등 전철역 입구에 승용차(갤로퍼)를 댄다. 승용차는 홍보문구로 도배질돼 출근을 서두르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여기서 오전 9시30분까지 차를 대놓았다가 10시께 병원으로 간다. 승용차는 움직이는 광고판이다. 낮시간에 짬을 내 일산∼탄현지구∼화정지구를 수시로 돌아다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백병원 일산병원 등 규모가 큰 병원에서는 이비인후과 소아과 안과 환자들이 집중 공략 대상이다. 진드기로 인한 알레르기,피부염,천식 환자들이 들르는 곳이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대기시간이 길어 홍보물을 꼼꼼히 보는 편이다. 질문도 많다. 질문자들은 거의 고객으로 연결된다는 게 최씨의 경험. 할인점 입구에선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주부들을 겨냥한다. 명함 크기로 작게 만든 홍보물을 장바구니에 살짝 넣어주면 다들 한번씩은 읽어본다. 점포에 들어갈 때 홍보물을 돌리면 십중팔구 점포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버리지 않더라도 쇼핑하느라 까맣게 잊어버린다. 홍보물을 배포할 때는 반드시 말을 건넨다. 그래야 효과가 배가된다. 요즘엔 "좋은 하루 되세요"라고 말한다. 그는 신문에 전단지를 끼워넣거나 전철역 앞에서 큼직한 홍보물을 무작정 돌리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홍보 전단지를 아파트 편지함에 마구 꽂아놓는 건 무의미합니다.홍보물 크기도 따져봐야 해요.거리에서 커다란 홍보물을 쥐어주면 사람들은 일단 부담스러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함처럼 작은 홍보물을 갖고 있다가 조용히 건네줘야 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