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다시 심해지고 있다.


최근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리고 있는 곳은 투신사들이 판매하는 수시입출금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다.


올 들어 지난달 26일까지 8조1천억원의 자금이 신규로 들어오면서 MMF 수탁고는 50조원을 넘어섰다.


갈수록 유입되는 규모가 늘어나고 있어 향후 시중자금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MMF와 함께 초단기 자금의 지표로 활용하고 있는 은행의 수입출금 예금(MMDA)수신액도 크게 늘고 있다.


MMDA 수신액은 지난 1월 1조5천억원, 2월에 2조원이 늘면서 63조원을 기록했다.


또다른 단기자금으로 분류되고 있는 양도성 예금증서(CD)와 환매조건부 채권 등에도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다.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이 이처럼 심해지고 있는 것은 크게 두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하나는 기존의 투자수단인 주식과 채권, 부동산의 수익률이 경기회복과 함께 하향평준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재테크 생활자들의 여유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내 경기가 초기 회복국면에 놓여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 이후 금리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 경기가 회복될 경우 부동산 투기와 같은 부작용을 낳고 있는 지금과 같은 저금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힘들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콜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콜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은 회사채 발행시장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올 하반기 이후 금리가 인상되기 전에 자금 선(先)확보 차원에서 비교적 여유가 있는 대기업들이 회사채를 꾸준히 발행하고 있다.


최근처럼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이 심화될 경우 재테크 차원에서 유념해야 할 것은 주가와 채권값, 원화 가치의 변동폭이 확대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주요 가격변수의 하루 변동폭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최대 2배 정도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재테크 생활자들은 위험관리 면에 신경을 써야 한다.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개인 차원에서도 주거래 금융회사를 선정해 이들 회사에서 제공하는 위험관리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천한다.


앞으로 정책 당국에서는 단기 부동자금을 장기자금으로 유도하기 위한 선순환 대책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시점에서 주택채권담보부 증권(MBS) 등 장기채권 공급방안과 투신사의 신뢰회복을 통한 주식ㆍ채권의 매수기반 확충과 같은 직접금융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대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재테크 전략에 있어서도 이런 정책방향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투자이익을 실현한 외국인들의 본금 송금에 따른 달러수요 요인이 원화 환율의 하락세를 지탱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적으로도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됨에 따라 엔화에 대해 미 달러화 가치가 다시 회복되는 것도 원화 환율의 하락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수출호조와 외국인주식 투자자금의 유입 등으로 아직까지 국내외환시장에서는 달러공급 요인이 많아 보이나 당분간 원화 환율은 현 수준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 논설ㆍ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