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 대륙의 서쪽 끝, 노스탤지어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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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은 15∼16세기 대항해시대의 주역이었다.
미지의 바닷길을 앞다퉈 개척하고, 그 선상에 있는 섬과 대륙의 땅들을 차지해갔던 거친시대의 문을 앞서 열었다.
인도항로를 연 바스코 다 가마, 인류 최초로 세계일주 항해에 성공한 페르디난드 마젤란 등이 바로 포르투갈 사람들이다.
그때의 화려했던 포르투갈은 지금은 찾을 수 없다.
같은 유럽이면서도 국내 여행자들에게도 오랫동안 외면당해 왔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보면 포르투갈만큼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곳도 없다는 게 여행을 많이 한 사람들의 평이다.
포르투갈 여행의 출발점, 리스본을 찾는다.
리스본은 그리스신화의 영웅 오디세우스가 건설한 도시란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곳.
1755년 대지진으로 16세기 전후의 건축물들이 많이 손상됐지만, 구시가지엔 아직 옛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그때의 영화를 느껴볼 수 있다.
로시오광장은 13세기 때부터 국가의 공식행사와 주요 축제가 열리던 중심지.
한때는 종교재판이 거행되던 피의 광장이기도 했는데, 지금은 대중교통의 요충이자 쇼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각종 여행정보 및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로시오광장을 돌아가면 28번 트램(알파마 동네만 운행하는 작은 협궤 전차)만 정차하는 알파마지구가 나온다.
알파마는 리스본의 옛 귀족들이 거주하던 언덕위 동네로,리스본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고장난 확성기처럼 거친 목소리로 생선을 파는 주민들과 하루종일 시끄러운 아이들 등 서민의 땀냄새를 진하게 맡을 수 있는 골목길로 친근하다.
28번 트램은 1유로를 내고 탑승하기엔 미안할 만큼, 살가운 모습들을 차례 차례 눈앞에 펼쳐 보인다.
밥먹는 시간조차 잊게 할 만큼 재미있고도 아름다운 그 알파마 사람들의 모습이 리스본 여행길의 전부인 것처럼 긴 여운을 남겨준다.
가능하면 흑백필름을 준비하고, 되도록 사흘 이상 민박을 해볼 것.
리스본을 감싸 흐르는 테주강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 서 있는 벨렘탑도 필수 코스.
드넓은 바다를 향해 배들이 출항했고, 또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사람들이 고향땅을 처음 확인한 곳이기도 하다.
탑은 원래 강물속에 세워졌지만 물의 흐름이 바뀌면서 드러나게 됐다고 한다.
멀리서 보면 한마리 나비가 앉아 있는 것 같은 모습인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강변 전망이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아주다언덕에 위치한 아주다궁은 포르투갈의 왕궁이었다.
건물 전체를 목재로 지은 아주다궁은 현재 포르투갈 정부의 영빈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몰 무렵의 전경이 손꼽힌다.
알파마지구와 코메르시우광장 사이에 있는 대사원은 리스본 최고의 건축물.
12세기 기독교인들이 이슬람세력에 맞서 리스본을 지켜낸 기념으로 세운 로마네스크 양식의 사원이다.
1755년 대지진에도 손상되지 않고 살아 남았다.
코메르시우광장은 리스본에서 제일 큰 광장으로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명소다.
폼발 후작의 도시계획에 따라 옛 궁터에 조성되었다.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건물들은 현재 정부청사로 사용되고 있다.
리베르다데 거리를 따라 쇼핑가가 형성되어 있다.
1.5km 정도의 리베르다데 거리는 백화점, 기념품점, 레스토랑 등이 밀집해 있는 리스본 최대의 번화가.
오늘의 리스본을 재건한 폼발 후작 기념동상이 지키고 있다.
작은 가게 사이의 오래된 가로수는 편하게 쉴 그늘을 만들어 준다.
리스본의 명소를 둘러보았다면 맛을 볼 차례.
포르투갈 동쪽 이스트렐라산 기슭의 마을에서는 양젖으로 만든 케이주 다 세라 치즈를 생산한다.
매년 2~3월 마을의 치즈시장에 가면 맛볼 수 있다.
포르투갈의 치즈는 오랫동안 올리브유에 담가놓아 특유의 맛을 낸다.
포르투갈 사람들의 오후 간식에 이 치즈가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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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포르투갈은 이베리아반도 서쪽 끝에 위치해 있다.
남한과 비슷한 크기의 땅에 1천50만명이 살고 있다.
동쪽은 스페인, 서쪽은 대서양에 접해 있다.
북쪽은 산악지대이며, 남쪽은 올리브 코르크 등이 많이 나는 평지이다.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전형적 해양성 기후특성을 보인다.
수도는 리스본.
한국 보다 9시간 늦다.
유로화를 쓴다.
국적 항공사인 에어포르투갈(02-773-0880, www.tap-airportugal.pt)이 런던, 파리,프랑크푸르트 등 유럽의 주요도시와 리스본을 연결한다.
유럽내 비행시간은 2~3시간 정도.
일반석에도 포르투갈의 유명 대중 포도주인 '포르토'를 무제한 제공하는게 특징.
리스본공항에 리스본 관광안내책자가 비치돼 있다.
40쪽 분량으로 매월 발행되는 이 책자에는 공항안내, 지역별 여행정보 및 추천 패키지상품, 레스토랑, 박물관, 시내교통안내 등 알찬 정보가 가득 담겨 있어 개별여행자(FIT)들이 이용하기 좋다.
리스본공항에서 시내까지는 버스로 20분 걸린다.
버스요금은 1유로.
택시를 타면 10유로 정도 나온다.
에어포르투갈 탑승권을 갖고 있으면 주요 호텔을 도는 리무진 셔틀을 무료로 탈수 있다.
시내의 트램 푸니쿨라르와 일레트리쿠는 1유로.
시내버스를 하루 동안 무제한 탈 수 있는 원 데이 버스티켓은 3유로.
포르투갈 여행상품은 스페인 여행일정에 묶여 나오는게 보통이다.
나스항공여행(02-773-3773), 참좋은여행(02-596-9779), 디디투어(02-569-2222) 등이 포르투갈 관련 여행상품을 판매중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