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만으로 보면 5일 뉴욕 증시는 폭락할 뻔했다. 이날 발표된 2월 비농업 분야 신규 고용이 당초 전망치의 6분의 1에 불과한 2만1천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2월 신규 고용은 12만5천명이었다. 월스트리 저널도 얼마 전 기업 CEO(최고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기 시작했다고 보도,이같은 전망의 신빙성을 높여줬다. 하지만 아직도 미국 내에서의 고용창출보다는 해고와 외국으로의 일자리 이전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고용 지표가 보잘것없이 나왔는데도 나스닥이 7.48포인트 떨어졌을 뿐 다우는 7.55포인트 올랐다. 주간 단위로 보면 다우는 0.1% 오른 10,595.55,나스닥은 0.9% 상승한 2,047.63으로 마감됐다. 부진한 고용 동향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무너지지 않았던 것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이 늦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기 때문이다. 브레어 머레이의 주식거래 담당 부사장인 제임스 박은 "나쁜 뉴스 뿐이었지만 그 뉴스가 금리 인상의 두려움을 쫓아냈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우려가 사라지면서 10년짜리 미 재무부 채권 수익률도 떨어졌다. 일부에선 올해 대선이 열리는 오는 11월2일 이후로 금리 인상이 미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주가 폭락은 피했지만 부진한 고용 지표가 앞으로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백악관의 스티븐 프리드먼 경제 보좌관은 2월 실업률이 5.6%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점을 들어 고용 지표가 그리 나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업률의 절대 수준보다는 일자리 창출 규모가 증시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주 시장에서 주목을 끌었던 기업은 단연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였다. 미국 가정 생활의 유행을 선도하는 여성기업인 마사 스튜어트가 5일 기업의 내부자 거래 관련 위증 등으로 유죄 평결을 받음에 따라 그녀가 이끌고 있는 이 기업의 주가가 23%(3.7달러)나 폭락,10.86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장 후반 유죄평결이 나오기 직전 무죄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한때 16.75달러까지 급등했지만 유죄 소식이 전해진 후 수직 하락했다. 맥도날드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2월 판매가 14.8% 늘어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5일 3.5%나 올랐다. 이번주에는 2월 소비자심리 발표가 오는 12일로 예정돼 있다. 같은 날 발표되는 1월 재고와 작년 4·4분기 경상적자와 함께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최근 시장은 강한 상승에너지나 묵직한 하락 압력 없이 좁은 범위 안에서 맥빠진 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당분간 이같은 흐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