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18번홀을 넘으면 승산이 있다.'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미국PGA투어에서 모처럼 우승경쟁에 뛰어들었다. 최경주는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럴리조트골프장 블루코스(파72)에서 열린 투어 포드챔피언십(총상금 5백만달러) 3라운드에서 6언더파(이글1,버디5,보기1) 66타를 쳐 중간합계 11언더파 2백5타로 전날 12위에서 공동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선두 크레이그 패리(38·호주)에게 2타차로 접근한 최경주는 지난 2002년 9월 탬파베이클래식 이후 17개월 만에 투어통산 세번째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최경주가 최종일 선두다툼을 벌이는데는 넘어야 할 벽이 많다. 현재 선두와 5타 이내인 선수가 18명에 달하는데다 블루코스는 '몬스터'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변덕스런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이다. 특히 이 코스의 '시그너처홀'인 18번홀(파4·4백67야드)은 1∼2타차 간격이 금세 뒤집어질 만큼 이변을 많이 연출해 '장갑 벗을 때까지' 우승컵의 향방을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경주가 3라운드에서 선두권으로 치솟은 것은 아이언샷과 퍼트 덕분이었다. 최경주의 그린적중률은 이날 72%,사흘 평균 75.9%로 전체 1위를 달리면서 스코어를 줄이는데 도움이 됐다. 또 1,2라운드에서 30개를 유지했던 퍼트수가 이날은 26개로 줄어들면서 최종일 우승 기대치를 높였다. 최경주는 전날 버디를 잡아냈던 1번홀(파5)에서 이글을 뽑아 단숨에 2타를 줄이며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이날 4개의 파3홀에서 버디 3개를 솎아내며 절정의 아이언샷감을 선보였고 1,2라운드에서 보기를 범했던 18번홀에서 파를 세이브하기도 했다. 최경주는 8일 오전 3시27분 대니 엘리스와 함께 4라운드를 시작했다. 2002년 NEC인비테이셔널에서 투어 유일한 우승을 거둔 단신의 패리는 전날 7언더파에 이어 이날은 5언더파(버디6,보기1)를 추가하며 1타차 단독선두에 나섰다. 패리는 이번 대회 출전자 가운데 유일하게 18번홀에서 보기를 범하지 않고 있다. 올들어 1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는 필 미켈슨(34·미국)은 드라이버샷 페어웨이안착률이 29%로 뚝 떨어지면서 3타를 줄이는데 그쳐 전날 2위에서 4위그룹으로 밀려났다. 단독선두로 출발한 2001년 US오픈 챔피언 레티프 구센(35·남아공)은 퍼트난조를 보이며 1언더파에 그쳐 공동 10위로 떨어졌다. 나상욱(21·케빈나·코오롱엘로드)은 2라운드 합계 6오버파 1백50타(74·76)를 기록,커트라인(1백45타)을 넘지 못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