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혁신 시대를 열자] 제2부 : (3) '적용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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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산업 영역의 대안까지 주목하라'는 가치혁신의 명제를 대기업 전략부서에서 실천하는 경우는 적다.
'경쟁자 보다 더 낫게 더 싸게'가 기본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보면 경영자들은 직접적인 경쟁자들이 아니라 다른 영역의 대안들이 고객을 뺏아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당신이 서울 강남에서 대형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있다고 해보자.
하루에 평균 1백명, 아무리 적어도 70명은 오던 레스토랑에 어느 날 손님이 20명밖에 오지 않았다.
원인이 무엇일까.
회의실에서 토론한다면 최근 인근에 더 좋은 레스토랑이 생겼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럴수도 있지만 사실은 다른 원인일 경우가 훨씬 많다.
예를 들면 하필 그날 월드컵 축구 본선이 열려 모두들 중계방송을 보러갔을 수도 있다.
눈이 엄청나게 내려 사람들이 일찍 귀가했을수도 있다.
고객을 뺏어간 것은 같은 업종의 경쟁자(다른 레스토랑)가 아니라 평소에는 경쟁자라고 생각지 않던 이런 변수들이었다.
그런만큼 경영자들은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택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과연 어떤 대안을 택하고 있는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안에 주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한 대표적인 케이스가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다.
사우스웨스트는 1971년 항공사업에 뛰어들면서 타 항공사의 기존 고객을 뺏어오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를 타지 않는 사람들을 새로 고객화할 수 있는 방안에 집중했다.
그래서 비행기를 타지 않는 사람들이 택하는 대안이 무엇인가에 주목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로 갈만한 거리를 아예 자기 차를 몰고 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우스웨스트는 언제든 출발이 가능하고 값이 싼 자가용 여행의 장점과, 속도가 빠른 항공여행의 장점을 살린 '초저가 중ㆍ단거리 항공여행'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냈다.
경쟁자를 잊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다른 대안으로 몰려가는 잠재고객의 행태에 주목하면 경쟁자는 자연스럽게 잊혀진다.
권영설 한경 가치혁신연구소장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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