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규모의 지배구조 펀드인 영국 헤르메스펀드가 현대산업개발 새롬기술에 이어 삼성물산 지분도 5% 이상 보유한 주요주주로 부상,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펀드는 최근 소버린이 표대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SK㈜ 주총에 앞서 소버린측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또 최근 새롬기술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선 적대적 M&A(인수합병)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헤르메스 펀드는 삼성물산 주식 5%(7백77만여주)를 지난 1월28일과 3월3일,4일 세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헤르메스는 '투자목적'으로 지분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헤르메스는 삼성물산 단일 주주로는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대주주로 부상했다. 삼성물산의 대주주는 삼성SDI로 4.52%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이건희 삼성 회장(1.38%)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하면 삼성계열사 지분은 8.17%에 달한다. 헤르메스는 이번 삼성물산 지분 취득에 앞서 지난 2월초 새롬기술 주식 3백4만여주를 장내 매입, 8.4%의 지분을 확보했다. 현대산업개발(5.37%) LG산전(7.04%)에도 주요 주주로 등록돼 있다. 증권업계는 헤르메스가 국내 우량기업들의 5% 이상 주주로 부상한 배경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펀드는 지분취득 이유로 '단순투자 목적'을 내세우고 있지만 최근 국내에서의 행보를 감안,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려는 '노림수'가 있지 않느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헤르메스가 지난해 SK㈜ 임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정지시켜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다"며 "외국계 펀드와 연대를 통해 다른 기업의 경영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