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달러에 대비한 분산투자가 바람직하다.' '증시가 한차례 조정받으면 그때가 투자적기다.' 월가의 큰손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73) 회장이 제시한 올해 투자전략의 양대 화두다. 미국 투자지주회사 벅셔헤서웨이를 이끌고 있는 버핏회장은 6일 주주들에게 보낸 e메일 서한을 통해 "지금같은 약달러 상황에서는 통화의 분산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매력적인 투자종목이 줄었다"며 앞으로 증시가 한차례 조정받을때 투자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달러약세,여러 통화에 분산투자하라=버핏 회장은 이날 서한에서 사상 처음으로 외국통화에 대한 투자사실을 공개했다. 급증하는 미 무역적자에 따른 달러화 하락에 대비,작년말 현재 5개 통화에 1백20억달러를 투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5개 통화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2002년 생애 처음으로 외환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며 "지난해는 외환시장 투자포지션을 대폭 늘렸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든 직업적으로든 환율을 예측하기는 매우 힘들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달러화에 대해선 점점 더 약세전망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조정기때 증시에 들어가라=그는 "미국증시가 다소 고평가돼 있다"고 지적하며 "최근 들어 저평가된 종목을 찾기가 힘들어졌다"고 실토했다. 따라서 증시가 조정을 받을때 시장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가조정의 예상시기와 폭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는 지난해 벅셔헤서웨이의 투자는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며 "올해는 투자실적이 예전만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벅셔헤서웨이의 지난해 투자실적은 순익이 81억5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두배에 달했고,매출도 6백38억달러로 50% 이상 늘었다. 특히 주식투자 수익이 2002년의 세배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주식투자의 귀재'라는 그의 명성을 재확인시켰다. 그는 이밖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감세정책과 과도한 연봉을 받고 있는 CEO들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