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국내 제빵기술과는 완전히 다른 천연발효종 기법으로 제빵업계에 주목받고 있는 셰프(책임 요리사)가 있어 화제다. 지난 1월 서울 압구정동 행남자기 본사 1층에 '크리스피 앤 크리스피(Crispy n Krispy)'라는 베이커리를 연 김동원 대표(39). 행남자기 계열사인 이 회사의 공동 대표이자 셰프인 그는 행남자기 김용주 회장에 의해 스카우트 된 천연발효 전문가다. "이스트 계량제 유화제 등 각종 인공 첨가물이나 마가린 기름 등은 일절 사용하지 않습니다.건포도 사과와 같은 천연 식품에 곰팡이 균을 배양하고 여기에 매일 밀가루와 물을 조금씩 첨가하면서 실온에서 발효시키지요. 그러다보니 한 시간이면 될 제품이 16시간씩 걸리기도 합니다." 그의 기술은 벌써 관련업계에 입소문이 나 기술을 배울 수 없느냐는 문의 전화가 잇따라 걸려오고 있다고 한다. 매일 같은 빵을 두 번씩 구워내고 그 날 판매되지 않은 제품은 전량 폐기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지만 제품 주문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가 빵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87년. 대학 물리학과 입학 후 부모를 따라 이민 간 그는 뉴욕 퀸스칼리지에서 역시 물리학을 공부하다가 제과점에서 주방 보조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것이 계기가 돼 빵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1997년 요리전문 교육기관으로 유명한 뉴욕 FCI에서 프랑스 MOF(프랑스 정부에서 선정한 최우수 요리사) 출신 학과장을 만나 졸업과 동시에 뉴욕에서 일류 패스트리 셰프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리츠 칼튼 등에서 일했던 그는 99년 '인삼과 쌀을 재료로 한 푸딩과 코코넛 커스터드'로 미국 제과전문 잡지인 '패스트리 아트 앤드 디자인'에서 이달의 셰프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국내 소비자들은 외관상 예쁘고 단맛이 나는 빵을 선호하는 반면 어떤 재료로 어떻게 만드느냐에는 관심이 없다"며 "실제 과자와 빵에 들어가는 인공 첨가물의 경우 선진국에서는 제약을 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글=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