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뜰 때 우산을 빌려주고 비 올 때 우산을 뺏어가는 짓은 하지 않겠다. 기업은행은 (경제환경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중소기업들과 '동고동락'하겠다." 신임 기업은행장으로 내정된 강권석 금융감독원 부원장(54)은 "중소기업의 발전이 곧 기업은행의 발전"이라며 "능력 있는 중소기업을 가려내고 이들에게 최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 내정자는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하는 등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치열한 은행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토털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선 기업은행이 우선 수익을 내야 한다"며 "기업은행의 공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높이겠다"고 말했다. 강 내정자는 무려 16명에 이르는 경쟁자를 물리치고 행장후보로 뽑힌 이유와 관련, "지난 30년간 은행, 증권, 보험 등 다양한 금융 업무를 해온 것이 좋게 평가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강 내정자는 행정고시 14회 출신으로 재무부, 재정경제원, 금융감독위원회에 근무하면서 금융과 재정 분야를 두루 섭렵한 정통 재무 관료다. 특히 외환위기 전후인 지난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뉴욕영사관 재정경제관으로 있으면서 외환위기 탈출을 위한 실무 역할을 맡았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