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와 배고픔 속에 고속도로 위에서 하루 밤을 꼬박 새운 후 겨우 소통이 돼 톨게이트를 빠져 나오는데 통행료는 어김없이 받았다는군요(네티즌 fine2)" "최근 내린 폭설을 보면서 과연 대한민국에 정부가 존재하는지 의문이 들었다(청개구리)" 지난 4~5일 이틀간 전국을 강타한 폭설대란과 관련해 정부의 위기관리 부재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 나라의 물류 중심축인 고속도로가 종일 마비되는 등 폭설 피해가 잇따랐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재난대책이 전무해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았다는 지적이다. 건설교통부 한국도로공사 등 정부 기관과 언론사 인터넷사이트 등에는 네티즌들의 비난 메일이 쏟아지고 있다. 초기 대응이 늦어진 데다 정부의 탁상행정에 뒷북행정까지 겹쳐 피해가 그야말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게 이들 네티즌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들의 지적처럼 실제 경부·중부고속도로 마비 사태는 정부의 안일과 늑장 대응이 부른 후진국형 인재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속도로에서 폭설로 교통체증이 발생했는 데도 건교부와 도로공사는 거의 반나절이나 지나서야 교통통제에 나서는 등 종일 허둥댔다. 변함없는 탁상행정이 사태를 키웠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건교부는 현장상황에 대한 정확한 파악없이 ○○일 ○○시까지 고속도로를 소통시킬 것을 요청했고 도로공사도 아무 대책없이 "그렇게 하겠노라"고 답변해 고속도로 제설 및 소통과 관련해 제대로 된 정보가 운전자들에게 제공되지 못했다. 뒷북행정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사태가 갈 때까지 간 이후에야 겨우 관계 부처 장관들이 모여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단적인 예다. 뒤늦은 회의에서 나온 대책이라는 것도 "대형 재난에 대비해 매뉴얼을 만들겠다"는 게 고작이다. 이는 대구지하철 참사 등 대형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나오는 정부의 단골 메뉴다. "24시간이 지나도 고속도로 하나 소통시키지 못하면서 지난 3일부터 고속도로 통행료를 평균 4.5% 올리는 등 돈벌이에만 급급한 정부를 어떻게 믿고 살겠느냐"는 네티즌들의 성난 목소리를 정부는 듣고 있는지 모르겠다. 김후진 사회부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