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데 따른 가정 해체로 집을 나가는 이른바 '가출 성인'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집을 나간 만 20세 이상 성인은 모두 4만7천2백54명(실종자 제외)으로 2002년 4만5천6백34명에 비해 3.5% 증가했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었던 지난 98년(2만5천1백70명)에 비해 거의 두 배로 늘어난 수치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에 신고된 사람만 집계한 수치이기 때문에 실제 가출자 수는 이보다 많을 것"이라며 "생계형 절도가 늘어나는 데서 보듯 경제적 어려움과 이혼율 증가에 따른 가정 불화 등이 주된 가출 이유"라고 설명했다. 반면 청소년 가출은 98년 1만5천3백16명을 기록한 뒤 2002년 1만4천8백65명 2003년 1만3천3백74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제기됐던 청소년 가출은 잠잠해지고 있지만 반대로 어른들의 가출은 급격하게 늘고 있는 셈이다. 김혜란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신용불량 문제로 인해 가정 불화가 생기고 결국 빚을 개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가장이 집을 나가는 사례가 많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