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로 세탁한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나노기술을 활용,살균 및 항균 효과를 가진 은(Ag)을 세탁에 이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은 이온을 이용하는 이 같은 기술을 국내 최초로 세탁기에 적용,생활가전 하우젠(Hauzen) 브랜드의 신제품인 '은나노 드럼세탁기'를 선보였다. 하우젠 드럼세탁기에 적용된 '나노 실버 세탁 시스템'은 전기분해를 통해 은을 나노 크기의 콜로이드 상태로 만들어 주는 첨단장치다. 삼성전자가 3년 이상의 기간 동안 30명의 연구인력과 6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한 끝에 개발에 성공했다. 콜로이드 상태의 은 나노입자가 인체에 전혀 독성을 주지 않으면서도 부작용 없이 6백50여 종류의 병균을 살균해 준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과학계에 알려져왔다. 은 나노입자가 이같이 뛰어난 기능을 갖고 있음에도 그동안 상용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은을 나노크기의 입자로 만드는 데 많은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어려움도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미세한 크기의 입자를 다루는 나노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은을 나노 입자로 바꿔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에 시판된 하우젠 은나노 드럼세탁기는 세탁시 한번에 4천억개 이상의 은 나노입자를 발생시켜 직접 옷감 속에 숨어있는 세균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은 입자의 항균코팅 처리로 약 1개월 이상 항균효과를 지속시켜준다. 이를 통해 옷감 속의 세균 번식을 억제하고 냄새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열에 약해 기존 드럼세탁기에서는 고온으로 삶아 빨지 못했던 브라우스 란제리 등 고급 옷감들도 깨끗하게 세탁할 수 있다. 은 나노 입자가 옷감을 삶아 빤 것과 동일한 살균 및 항균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의류에 남아있는 세균 및 곰팡이 균에 대한 항균 및 살균력이 99% 이상인 것으로 평가받아 한국화학시험연구원으로부터 살균 및 항균마크도 획득했다. 이 같은 은나노 입자의 살균 및 항균 효과를 이용한 세탁방식은 삶아서 살균하는 기존 드럼세탁 방식에 비해 약 90% 이상의 전기료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어 세탁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세탁비용이 많이 드는 기존 드럼세탁 방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경제적인 세탁이 가능해 졌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옷감을 삶지 않고도 살균할 수 있는 게 이 기술의 최대 장점"이라며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소비자들의 위생적인 생활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