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마크는 지난 93년 제정된 이래 지금까지 한국 과학기술의 이정표를 제시하면서 기술 발전을 선도해 왔다. 1993년부터 2003년까지 KT마크를 받은 1천7백3개의 신기술을 보면 우리나라 기술 발전의 역사를 한눈에 훑어볼 수 있다. 그동안 상용화된 KT마크 인정기술들은 대부분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개발 기업의 위상을 높이는 데 한몫을 해왔다. 분야별 KT마크 기술을 돌아보며 산업기술 발전의 발자취를 더듬어 본다. ◆가전=LG전자가 개발한 '오디오.비디오 통합제어시스템 기술'이 처음으로 가전분야에서 KT마크를 받은 후 다양한 기술이 등장했다. 90년대 초반에는 세탁기용 공기방울 제어기술,고속 비디오 칼라프린트 제어기술 등 아날로그 기술이 주류를 이뤘으며 퍼지 이론,카오스 이론 등 당시 주목받던 이론을 응용한 제품 개발이 붐을 이뤘다. 이어 90년대 중반부터는 디지털 TV방송 원색 재현 기술,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 구동기술 등 디지털 가전의 기반기술들이 등장했다.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에는 차세대 디지털 TV를 비롯해 용량 가변형 냉난방기 등 첨단 디지털 기술과 지능화 기술이 주도했다. ◆자동차=한국을 세계 5~6위권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도약시키는 데 KT마크 인정기술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10년간 자동차 분야에서 획득한 KT마크는 모두 46건. 이 가운데 가솔린 및 디젤 엔진기술의 KT마크 획득이 절반을 넘고 있다. 93년에는 DOHC형 가솔린 엔진 기술,간접분사식 디젤엔진 기술이 KT마크를 받았으며 95년도에는 터보차저 디젤엔진 기술이,98년에는 소형승용차용 가솔린 엔진 기술이 인정을 받았다. 이어 2000년에는 저연비.저공해 전자제어 대형 디젤 엔진 설계기술이,2003년에는 가변터보차저 장착 승용디젤 엔진 기술이 KT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전자제어 현가장치를 비롯 에어백 관련기술 등도 KT마크를 달았다. ◆화학=생활필수품에서 부터 첨단 산업부품에 이르는 다양한 용도의 기술이 개발됐다. KT마크제 시행 초기에는 대기업 제품이 주류를 이뤘으나 이후부터는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의 독창적인 제품이 잇따라 이름을 올렸다. 제품별로는 초기에는 염화비닐수지(PVC) 등과 같은 합성수지 제조기술을 비롯해 농약,기능성 코팅제 등 기초 화학제품 제조기술이 주류를 이뤘다. 이후에는 고성능 부동액,윤활제,기능성 화장품,복합촉매 등 정밀화학 제조기술이 많이 나왔다. 최근에는 지방분해 물질,피부 각질제거용 효소 안정화 기술 등 건강 의료용 기술과 더불어 카본 나노볼,활성 나노탄소 나노섬유,나노크기 광촉매 등 나노기술을 응용한 것들이 줄을 잇고있다. 아울러 LCD용 합성수지와 일체형 폴리프로필렌 난연화 기술 등 고부가가치 기술들이 각광을 받으며 KT마크를 받았다. ◆정보통신=90년대 유무선 통신망의 급속한 고도화에 힘입어 다양한 통신기술들이 개발됐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KT마크를 획득했다. 94년과 99년에는 고속디지털가입자망(HDSL) 통신기술이,2001년에는 시분할디지털가입자망(TDSL) 기반의 T-랜 기술이 KT마크 인정을 받았다. 전송분야에서도 광전송 관련기술과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관련기술이 개발돼 KT마크를 획득했다. 96년의 CDMA 기지국용 모뎀,97년의 광증폭기 기술,98년의 1백55Mbps 광수신모듈 제조기술에 이어 CDMA 이동전화 단말기 기술이 국내 통신기술을 이끌어 왔다. ◆의약·생명=10여년간 58개 기술이 이 분야에서 KT마크를 받았다. 그 가운데 의료기 관련기술이 16개로 가장 많았고 의약품 합성 및 중간체 제조기술이 13개,발효 및 세포배양 기술이 8건,유전자 조작기술 4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의료기와 진단시약 개발은 지금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의약품 합성기술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유전자 조작기술이 집중적으로 개발돼 KT마크를 다수 신청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기능성 식품은 신청기술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2002년 처음으로 1건이 등록되는 데 그쳤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