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1만원이면 살 수 있는 초저가 브랜드 화장품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본격적으로 선보인지 1년이 채 못돼 시장규모가 1천억원대로 급성장했다.


이런 추세라면 전체 화장품 시장(약 6조원)의 10%를 차지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초저가 브랜드 화장품 시장을 개척한 주인공은 에이블C&C의 브랜드 '미샤'다.


온라인 뷰티쇼핑몰에서 출발한 '미샤'는 지난해 7월 가맹점 모집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6개월 만에 전국에 70여개 매장을 거느린 중견 브랜드로 우뚝 섰다.


'미샤 신드롬'을 일군 바탕은 경쟁자와 싸우지 않고 새 시장을 만들어 비(非)고객의 수요까지 장악하는 가치혁신(Value Innovation)론이었다.


다른 업체들이 '화장품=패션'이란 고정관념을 떨치지 못하고 막대한 돈을 들여 감성적인 이미지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미샤'는 다른 방식으로 화장품을 바라봤다.


항상 갖고 다녀야 하는 '생활 필수품'이라는 기능적인 시각으로 화장품을 재정의했다.


유통구조를 단순화시키고 용기와 광고에 드는 비용도 대폭 줄여 가격 거품을 뺐다.


서울 구로동 본사에서 만난 서영필 에이블C&C 사장은 "'미샤'가 히트를 칠 수 있었던 배경은 고객들이 무조건 비싼 화장품을 좋아한다는 고정관념을 떨쳐버린 것이었다"고 말했다.


커지는 사업 때문에 급하게 회사를 늘려 옮긴 터라 서 사장의 사무실은 아직 '옥탑방'이었다.


"연내에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겠다"는 '옥탑방 사장님'은 "몇년 안에 메이저 화장품 회사로 자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미샤'의 성공을 불황을 틈탄 단기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폄하하는 시각도 없지않다.


그러나 '미샤'를 벤치마킹한 '미투(me-too)' 업체들이 줄을 잇고 있어 초저가 브랜드 화장품이 반짝 유행에 그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코스맥스의 이경수 사장은 "초저가 화장품은 이제 새 시장으로 뿌리를 내렸다"며 "불황이 끝나도 생활필수품으로 초저가 화장품을 찾는 고객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