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명과학 LG화학 등 LG 계열사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공식 승인을 받은 국산 신약 1호인 '팩티브'의 뒤를 이을 차세대 신약 개발에 본격 나선다. LG그룹의 바이오부문 주력회사인 LG생명과학(대표 양흥준)은 LG화학의 연구개발 부문을 총괄하는 LG화학 기술연구원과 유기적인 협력 시스템을 구축, 국내 신약 개발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LG생명과학은 대덕연구단지의 LG화학 기술연구원 내에 연구소를 운영하며 필요할 경우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LG생명과학은 올해 서방출형 인간 성장호르몬의 해외 임상 3단계를 진행하고 B형 간염치료제의 임상 2단계를 완료하는 등 신약개발 가시화 단계에 있는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서방출형 인간 성장호르몬의 미국 FDA 등록 및 상품화를 위해 LG생명과학은 현재 스위스의 BP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LG생명과학은 또 혈전증을 예방하는 경구용 항응혈제와 혼합백신인 'DTaP-HepB'의 임상시험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C형간염 치료제와 항감염제도 올해 중에는 확실한 신약개발 후보 단계에 이르도록 연구개발에 힘을 쏟기로 했다. 신규 분야로는 비만 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제와 같은 생활 의약품에 집중키로 하고 이를 위해 일본 야마노우치사와의 공동연구 등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LG생명과학은 이같은 연구를 위해 올해 신물질 발굴과 임상 등에 6백10억원, 불임치료제 등을 위한 시설에 2백18억원을 각각 투자할 계획이다. 80년대 초반부터 유전공학 의약품 및 신약 연구개발에 연간 2백억∼6백억원을 투입한 결과 지금까지 자그마치 4천5백억원이나 투자를 했다. 이 회사는 올해 2천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신약 팩티브의 본격적인 사업화와 고혈압치료제 '자니딥', 인간성장호르몬 '유트로핀', B형간염백신 '유박스' 등 기존 주력 제품의 매출 증대에 온힘을 쏟을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의약품 사업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1천7백9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팩티브, 가디안, 1주제형 성장호르몬의 기술 수출료 수입 증가로 지난 2002년 53억원 적자에서 32억원의 순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G생명과학은 앞으로 해외에서 허가 단계에 있는 유전공학 의약품인 '알파 인터페론'과 인간 성장호르몬 등의 영업기반을 구축하고 거대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 중국에서의 현지사업 기반을 구축, 장기적으로는 해외 매출 규모를 국내 매출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또한 전략적 제휴사인 미국의 진소프트와 함께 미국 등 해외 선진시장에 대한 팩티브의 글로벌 마케팅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중장기적으로는 △팩티브의 글로벌 브랜드 육성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신약 R&D 시스템 구축 △해외 전략시장 진출 등 3가지 전략을 중점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양흥준 사장은 "국내 업체들이 자체에서 개발한 신약을 확보하지 못하고 기존 시장에만 주력한다면 결국 국내 시장에서도 다국적 제약회사에 밀려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내 기업의 경우 개발후보 발굴과 전임상 개발, 초기 임상개발에 집중하고 후기 임상개발과 허가는 선진 다국적 제약사와 협력하는게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LG생명과학은 지난 2002년에 출범한 국내 최초의 생명과학 전문 대기업으로 전체 종업원 9백90여명중 3분의 1이 넘는 3백40명이 연구개발부문에 몸담고 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