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총선이후 51세의 나이로 은퇴하는 스페인의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는 8일 프랑스의 한 일간지와 회견에서 간접적인 방법으로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정치적 신념이 부족한데다 사퇴할 시점도 모른다고 비난, 눈길을 끌었다. 지난 8년간 총리직을 역임해온 아스나르 총리는 르몽드와 회견에서 충분한 호감주지 못해 과거에 비난받는 것을 싫어한 적이 있는지를 물은데 대해 "우리가 필요한지도자는 사상과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호감만가는 지도자 만큼 최악의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라크 대통령에 대해 "자크 시라크(대통령)는 `매우 호감이 가는'국가원수인데다 경험이 매우 많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나라를 다스리는데는 결정능력과 신념 등 두가지 필수 조건이 있는데 바람에 의해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고설명했다. 그는 "아무리 바람이 강하더라도 바람에 영향을 받으면 지도자가 아니라 풍향계"라고 주장, 시라크 대통령이 각종 정치적 경향에 순응해온 것을 꼬집었다. 아스나르 총리는 스페인 집권 국민당(PP)이 3선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도 불구,은퇴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권력을 억지로 연장하려는 것은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71세인 시라크 대통령은 1960년대초 정치에 입문한 뒤 1995년 대통령에 당선되기전까지 2차례나 총리를 역임했으며 2007년으로 예정된 대통령 3선을 준비중이다. 이처럼 아스나르 총리와 시라크 대통령은 유럽내 각종회의에서 빈번하게 접촉을한데다 중도우익으로서 공통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 이들의 관계는 긴장이지속돼 왔다. 시라크 대통령은 아스나르 총리가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지지한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의 자유경제정책 노선을 따르는 것에 대해 반대한 반면 아스나르 총리는프랑스-독일의 유럽연합 지배에 동의하지 않았다. 아스나르 총리는 특히 프-독의 사회민주주의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지난 20년간유럽과 미국 경제자료들을 보면 유럽이 어떻게 영향력을 잃어왔는지 잘 알 수 있을것"이라며 "수백만명의 실업자를 양산하는 사회주의적 모델은 자랑할 것이 못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신들(프랑스)은 미국의 경제체제에 대해 매일 불평하고 있지만 동시에미국보다 성장률이 떨어지고 덜 유연하고 경쟁적이지도 못한 체제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제 불평을 멈추고 고칠 때"라고 말했다. 아스나르 총리는 이밖에 자국 언어와 영화산업 보호를 강조하는 이른바 프랑스의 '문화적 예외'에 대해 세계화된 사회에서 이런 것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파리 AFP=연합뉴스)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