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 가속기를 이용해 조영제를 쓰지 않고도 심장의 관상동맥이나 몸 안의 미세혈관을 촬영할 수 있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발됐다. 포항공대 제정호 교수(신소재공학과)는 스위스 대만과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포항가속기연구소의 방사광 가속기를 이용,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 생쥐의 미세혈관을 직경 0.01mm 이하까지 관찰,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제 교수의 방사광 가속기를 이용한 미세혈관 촬영기술이 인체에 적용되면 암이나 심장병 등 각종 질환의 원인 규명과 조기 진단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과학기술계는 평가하고 있다. 제 교수 연구논문은 과학저널인 '네이처'의 '뉴스 및 전망'에 발췌돼 실렸다. 그동안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의 원인을 찾기 위해 심장 관상동맥을 들여다보려면 마취한 뒤 팔이나 허벅지의 동맥을 통해 심장에 가느다란 관을 집어넣고 핏줄이 보이도록 조영제를 주입해 왔으며 이 조영제는 심장병 환자에게 해로운 작용을 했다. 따라서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조영제가 인체에 미치는 부작용을 방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암 발생 및 성장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미세혈관 연구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제 교수는 "이번 연구는 2세대 방사광 가속기 빔 라인을 이용했다"면서 "선진국이 앞다퉈 건설하려는 제4세대 방사광을 활용하면 의료 진단과 질환의 원인 규명이 더욱 정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