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시장 관련 지표들이 상반된 신호를 보이고 있다. 미분양과 미계약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아파트 가격은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법원경매 낙찰가율(낙찰가÷최초 감정가)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분양 및 미계약은 늘어 부동산경기 위축으로 미분양 아파트는 물론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중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4만1천1백37가구로 전월(3만8천2백61가구)에 비해 7.5% 증가했다.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98년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 5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지난달 서울의 미분양물량은 직전월보다 6.7% 감소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또 준공된 뒤에도 분양되지 않은 물량도 지난 1월 7천1백1가구를 기록,전월(5천8백74가구) 대비 20.9%나 늘었다. 서울시 동시분양에서도 미분양 및 미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서울 1차 동시분양 당첨자를 대상으로 계약을 마감한 결과 강남구 청담동 동양파라곤 1곳만 계약이 끝났을 뿐 나머지 4개 단지에서는 미계약 물량이 대거 발생했다. 수도권에서도 미분양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청약을 마감한 인천 1차 동시분양에서는 모집가구 4백91가구 중 절반이 넘는 2백54가구가 미달됐다. ◆아파트 시세와 낙찰가율은 상승 아파트값의 선행지표 역할을 해온 법원경매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달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2월 중 서울 및 수도권 법원 경매시장에 나온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평균 81.4%를 기록,전월에 비해 3.0%포인트 높아졌다.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아파트값 오름세도 지난주까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가 3월 첫째주(1~7일)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가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및 경기지역 매매가는 지난 한주간 각각 0.11%,0.04% 오르면서 6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겨울이사철 반짝 상승 끝내고 다시 침체될 듯 전문가들은 분양시장의 침체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기존 아파트값 상승은 주택거래신고제 시행과 방학수요가 맞물린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도세 부담으로 매물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거래 없는 호가상승이 재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114의 김희선 전무는 "4개월 이상 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저가매수가 들어오면서 기존 아파트값이 일시적인 상승을 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서울지역 미분양 물량이 줄어들고 2차 동시분양에서 강남권 아파트에 수요자들이 몰린 점 등은 눈여겨볼 대목이라는 조심스런 낙관론도 대두되고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