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마케팅은 판돈이 큰 도박과 같다. 비정할 만큼 부침(浮沈)이 심하다. 한번 성공하면 모델료와 광고비의 수십배에 달하는 브랜드 인지도 상승효과를 얻지만 기용한 스타 모델이 관심을 끌지 못하면 아까운 비용만 날린다. 설령 스타 마케팅으로 '대박'을 터뜨렸다고 해도 꾸준히 광고효과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일정 규모의 광고비를 끊임없이 투자해야 하고 기업 이미지에 맞는 새로운 광고도 계속 내보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이 브랜드38과 함께 조사한 2004년 상반기 SMBI(스타 마케팅 브랜드 지수) 조사에서도 스타 마케팅의 다양한 부침을 발견할 수 있다. ----------------------------------------------------------------- 스타 모델의 인기나 이미지가 달라짐에 따라 어제까지 '대박'이라고 호평을 받던 광고가 하루 아침에 '보통박'으로 바뀌기도 한다. 모델이 구설수에 휘말릴 경우엔 아예 '쪽박'으로 변해 그 모델을 기용한 기업에 큰 부담이 되기도 한다. 광고업계에서 '실탄'이라고 불리는 광고비는 스타 마케팅의 성패에 관건이 된다. 아이디어 위주의 광고는 그 참신성으로 인해 적은 물량의 광고비로도 어느 정도 광고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연예인의 지명도에 의존하는 광고는 '실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금세 소비자들의 뇌리에서 잊혀진다. 광고업계에 '실탄이 충분하지 않으면 아예 스타를 쓸 생각을 마라'는 격언이 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여러 광고에 겹치기 출연하는 빅모델을 기용할 경우 이러한 현상은 더 심해진다. 지난해 '전지현=지오다노'의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했던 패션 브랜드 지오다노의 경우 '전지현 효과'를 선점했으나 작년말께부터 추가 광고가 나오지 않아 올림푸스 엘라스틴 등에 전지현의 이미지를 빼앗겼다. 종합순위에서도 지난해 10월 12위에서 올해 3월 36위까지 밀려났다. 장나라를 앞세워 좋은 반응을 얻었던 KTF 비기도 지난해 가을 시즌 이후 후속 광고가 없자 빠른 속도로 잊혀졌다. 지난해 10월 전체 순위 9위에 올랐던 장나라의 비기는 5개월만에 1백위권 밖으로 밀렸다. 기존 광고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도 새 광고를 성공시키기 어렵다. 김정은을 기용한 맥심 광고가 좋은 예다. 맥심은 지난해부터 김정은을 모델로 기용, 광고를 내보내고 있지만 '맥심=안성기' '김정은=BC카드'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전체순위 55위에 그쳤다. '실탄'에 비하면 성공적이긴 하나 예전의 안성기 광고엔 미치지 못한다. 반면 안성기 광고는 중단된지 오래됐는 데도 이번 조사에서 전체순위 9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이영애에서 전지현으로 모델을 교체한 LG카드도 비슷한 예다. 이영애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전지현 이미지가 뜨지 않고 있다. LG카드의 전지현 광고는 이번 조사에서 지난해 10월(41위)보다 39계단이나 밀린 80위에 랭크됐다. 광고를 접은지 1년이 된 LG카드 이영애 광고가 여전히 46위에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