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산업군에 속해 있는 기업들을 추구하는 전략에 따라 분류하면 몇 개의 집단으로 나눌 수 있다.


경영학에선 이를 전략집단(strategic group)이라 부른다.


음악 청취수단을 제공하는 음악재생기기 산업을 예로 들면 워크맨 형태의 제품군,음악재생 소프트웨어 제품군, 오디오 제품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같은 전략집단에 속한 기업들은 대부분 그 집단 내에서 우위를 차지하는데 초점을 둔다.


신제품을 출시할 때도 자신이 속한 전략집단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음악재생기기산업을 보자.


소니는 워크맨에 이어 CD플레이어가 히트를 치자 그와 유사한 형태의 MD플레이어를 선보였다.


집단 내에서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다.


파나소닉, 샤프 등 경쟁사들도 유사한 제품을 내놓기에 바빴다.


음악재생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다.


지난 97년 윈앰프가 선보이자 리얼플레이어, 윈도미디어플레이어, 제트오디오 등 유사한 소프트웨어가 쏟아져 나왔다.


기업들은 전략집단 안에서 경쟁하는데 여념이 없지만 엄청난 이익을 안겨줄 새 시장 창출 기회는 전략집단 밖을 둘러 볼 때 찾을 수 있다.


전략집단간의 장점을 결합할 때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왜 소비자들이 한 집단에서 다른 집단으로 옮기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워크맨보다 음악재생소프트웨어를 선호하는 고객들은 수만곡 이상 수록할 수 있는 저장용량, 고음질, 빠른 다운로드 속도 등을 소프트웨어의 장점으로 꼽는다.


반면 워크맨을 고집하는 소비자들은 휴대성, 디자인 등을 선호이유로 든다.


레인콤같은 한국기업들은 소비자들이 두 전략집단간을 오가는 이유에 주목, 두 제품군의 장점만을 결합한 새로운 제품을 선보였다.


음악재생 소프트웨어의 장점인 대규모 저장용량에 워크맨의 휴대성을 합친 휴대용 MP3플레이어를 세계 최초로 탄생시킨 것이다.


'전략집단을 살펴보라'는 가치혁신 명제도 신시장 창출법의 다른 다섯가지 방법과 마찬가지로 그 키워드는 '가치'(value)에 있다.


가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것을 '사는' 사람들, 즉 고객이나 소비자의 입장에서 정의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파는' 사람들끼리의 경쟁에서 손을 놓고, '사는' 사람과 지금 '사지 않고 있는 사람'(비고객)들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주목할 때 새 시장을 창출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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