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MP3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이른바 MP3폰을 둘러싸고 음원 저작권 단체와 이동통신사간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LG텔레콤이 MP3폰을 전격 출시하고 나서 갈등이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길은 없는 것일까. 이 문제는 다소 복잡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음원 저작권 단체와 이동통신사 양자만의 갈등도 아니다. 음악콘텐츠 업체와 단말기 제조업자 등의 이해관계도 동시에 얽혀 있다. 게다가 소비자 반응도 변수가 아닐 수 없다. 저작권 문제가 휴대폰으로 번진 MP3폰 갈등이 앞으로 어떻게 귀결되느냐가 업계 전반에 걸쳐 큰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급기야 정부가 중재에 나선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이겠지만 정부 내에서도 미묘한 입장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이동통신과 MP3폰 제조는 정보통신부가,MP3파일로 저장되는 음악콘텐츠는 문화관광부가 각각 주무부처라는 점에서 부처간 입장 조율부터 이뤄져야 할 판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 문제를 질질 끌어서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된다는 점이다. 자칫 잘못하다간 이동통신사나 단말기 제조업자는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고,음원 권리자나 음악콘텐츠 업계는 시장확대의 기회를 놓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이 보호돼야 한다는 것은 이론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는 시장의 흐름과 결코 무관할 수 없는 문제다. 특히 지금은 저작권 보호 자체를 고집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이를 잘 관리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 하는 측면이 중요시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 관점에서 생각하면 합리적인 절충 점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 기술적 진보나 소비자 편리성은 무시하고 싶다고 해서 무시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기능간,기기간 융합이 보편화되는 추세에서 휴대폰이 MP3플레이어 기능을 채택하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도 없다. 그리고 MP3폰이 아니더라도 MP3플레이어를 통해 음악파일을 내려받는 것은 이미 보편화돼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료파일을 제외한 어떠한 파일도 MP3폰에서 구동시켜서는 안된다며 무료MP3 파일의 원천봉쇄를 요구하는 것만이 과연 능사일까. 실현 여부는 둘째치더라도 솔직히 그것이 무슨 이익을 보장할는지도 의문이다. 그 보다는 차라리 파일가격을 낮추는 등 유료파일 시장의 확대를 유인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더 나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