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kim@dwe.co.kr 골리앗을 앞세운 적국 블레셋의 침공으로 이스라엘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하자,다윗은 물맷돌 한방으로 골리앗을 거꾸러뜨리고 조국을 구했다. 백전의 장수들도 당해내지 못한 무시무시한 거인을 앳된 소년 다윗이 단숨에 해치우자 다들 기적이라며 경탄했다. 그러나 알고 보면 다윗의 승리는 기적이 아니라 애초부터 이길 수밖에 없는 싸움이었다. 양을 치는 목동이었던 다윗은 이리와 같은 맹수들로부터 자신과 양떼를 보호하기 위해 항상 물맷돌을 연습했다. 수년간을 하루에 수백,수천 번씩 목숨을 걸고 단련한 솜씨이니 그야말로 백발백중이 아니었겠는가. 미리부터 철저하게 대비가 되어있는 다윗과 적을 경시한 골리앗의 싸움이었으니 승패는 불문가지였던 것이다. 젊은이들이 이공계 진학을 꺼린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의대,한의대 등으로 우수 인재들이 몰린고 있다. 부유하고 안락하게 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지만,우수인력들의 이공계 기피는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인 과학기술의 쇠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오죽하면 의사협회와 변호사협회에서 "중국의 수재는 로켓을 쏠 때 한국의 천재는 침을 쏜다"고 걱정했을까.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이공계 출신에 대한 대우가 과거에 비해 또는 의사나 한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할 수는 있겠지만,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실력을 쌓고 철저히 대비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기회가 열려있는 법이다. 유능한 사람은 많은 연봉을 받고 높은 지위를 차지하지만 경쟁력 없는 사람은 뒤쳐지게 되는 것은 인문계 출신도 다를 바가 없다. 의대나 한의대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점차 프리미엄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세상은 분야를 막론하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고 준비하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치열한 경쟁사회로 가고 있는 것이다. 민태원은 '청춘예찬'이란 수필에서 청춘의 정열과 이상이 인류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젊은이들이 야망을 잃어버리고 안락함에 안주하는 사회는 정체되고 미래가 없는 사회다. 다윗이 그 뛰어난 물맷돌 솜씨를 양치는 데만 사용했다면 목장주인으로 편하게 살 수 있었겠지만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왕의 자리에 오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야망을 가지는 우수한 젊은 두뇌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