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독자표준 통상마찰 비화..인텔, 무선랜 암호칩 대중수출 중단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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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인터넷 분야에서 추진중인 독자적 기술표준정책이 국제무역분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국가표준으로 정한 무선랜 암호화기술의 전면도입 시한인 6월1일을 앞두고 인텔 등 미국 칩메이커들이 이를 연기하거나 취소하지 않을 경우 제품 공급을 사실상 중단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세계최대 컴퓨터칩 메이커인 인텔은 중국이 제시한 무선랜 표준 요건을 맞추지 못해 관련 센트리노칩등의 대중 수출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10일 발표했다.
무선통신용 칩 메이커인 미 브로드컴도 같은 날 오는 6월까지는 중국 표준을 채택한 제품 공급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텔 등은 칩을 비롯한 관련 제품에 대한 설계 전환을 위해서는 시일이 촉박하다는 점과 다른 제품과의 호환성 등 기술적 문제를 그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중국의 독자표준 강행을 일종의 비관세 무역장벽 조치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지난해 말 선언한 독자 무선랜표준 방침에 대해 관련 업체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이를 계기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관련 제품 메이커들의 반발이 잇따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이날 긴급회의를 갖고 외국기업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적용 시점을 오는 9월로 3개월가량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독자 무선랜표준 시행에 대한 취소 압력은 미국 정부 차원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도널드 에번스 상무장관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로버트 죌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은 이달 초 우이 중국 부총리에게 이례적으로 공동서한을 보내 "독자적인 무선랜 표준제정은 중국에 진출하려는 외국기업들에 현지 업체와의 합작을 통해 기술을 이전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무선랜 통신분야에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데이터 암호화표준(WAPI)과 다른 방식을 국가표준으로 채택하고,오는 6월부터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관련 제품은 이를 준수하도록 의무화했다.
따라서 외국 업체들은 당장 중국 국내 판매용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중국 업체의 기술을 사거나 특허료를 지불해야 하는 등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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