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업계가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와중에 유독 롯데칠성의 스카치블루만 '선전'하고 있다. 1,2위 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와 진로발렌타인스가 작년에 비해 18% 이상 판매량이 급감한 반면 스카치블루는 3%대 감소에 그쳤다. 스카치블루의 지난달 판매량은 3만2천여상자로 지난해 2월보다 3.9% 감소했다. '10% 감소도 선방'이란 말이 나돌 정도로 불황이 심한 점을 감안하면 3%대 감소는 경쟁사들이 부러워할 만한 성적표다. 특히 1월에 비해서는 소폭 증가했다. 1위 디아지오코리아와 2위 진로발렌타인스는 판매량이 각각 22.9%와 18.1% 감소하는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또 랜슬럿을 공급하는 하이스코트와 시바스리갈을 파는 페르노리카의 위스키 판매량은 각각 57.9%와 44.7%나 곤두박질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롯데칠성은 지난달 판매량이 1월(3만1천여상자)보다 늘어나자 잔뜩 고무돼 있다. 2월은 1월보다 영업일수가 적은데도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기적'이라고 롯데칠성은 자랑한다. 대부분 업체들은 2월 판매량이 1월에 비해서도 줄었다. 롯데의 좋은 성적에 대해 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조직의 승리라고 호평하는 사람도 있고 헐값으로 밀어낸 결과일 뿐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도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이에 대해 "스카치블루만 찾는 마니아층이 형성된 것이 불경기를 견디는 비결"이라고 주장했다. "카페에서 스카치블루를 주문하는 20대 고객층이 많은 것도 접대비 규제 등의 피해를 줄여주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