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대선자금 관련 수사는 검찰의 수사결과가 대체로 맞지만 한나라당에 비해 깨끗한 선거자금을 쓰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을 위해 측근과 친인척들이 선의의 희생과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다면서 대통령 당선 이후 측근들이 불법자금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다음은 주요 현안에 대한 노 대통령의 언급 내용. ◆측근비리 수사에 대한 입장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20년 가까이 제 일을 맡아온 사람이다. 안희정씨는 15년 가까이 됐다. 제가 감독하고 관리해야 하므로 이 사람들 잘못에 제가 책임져야 한다. 이 사람들이 만지고 조달하고 사용한 대선자금,그들이 한 것이라기 보다 저의 손발로서 한 것이다. 법적인 처벌은 그 사람들이 받되 정치적 비난은 제게 해달라. 그러나 대선 이후 한 어처구니 없는 실수에 대해선 저도 마음이 아프다. 용서하기 어려운 마음이다. 그러나 아직도 그 사람들의 선의를 믿고 있다. 그들이 개인적으로 치부하고 축재하기 위해 모아둔 돈이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체면치레가 앞으로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알아서 관리하던 돈으로 생각한다. 믿는 근거는 십수년간 저를 한번도 속이지 않았다. ◆야당의 탄핵발의에 대한 입장 사과하라는 여론이 많은 것은 잘 알고 있다. 제게 잘못이 있어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하면 언제든지 사과할 수 있다. 그러나 잘못이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시끄러우니 사과하고 넘어가자 그래서 탄핵 모면하자는 의견은 받아들일 수 없다. 시끄러우면 무조건 대통령이 원칙에 없는 일 해서 적당하게 얼버무려 넘어가고 호도하는 것은 좋은 정치가 아니다. 탄핵은 헌정이 부분적으로 중단되는 중대한 사태다. 이런 중대사태를 놓고 정치적 체면 봐주기,흥정과 거래를 하는 것은 한국정치 발전을 위해 결코 이롭지 않다. 지역구도에 안주하지 않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해 지지한 것,지역구도 극복을 위해 정치개혁을 시도하는 것이 오늘의 원인이 아니겠느냐. 야당이 도를 넘은 것 같은데,지금이라도 야당이 철회해주면 만사가 다 해결된다. ◆총선과 재신임 연계 이회창 후보께서도 책임질 것을 요구했고 지금 탄핵이 발의된 상황이다. 옛날처럼 사리사욕 위해서,친인척을 위해 마구 쓸 수 있는 권력은 아무데도 없다. 강렬한 포부와 열정,그리고 한국과 국민들의 미래 위한 사명감과 책임감 아니면 하루하루 견디기 어려운 만큼 (대통령 권력이) 고통의 연속일 수도 있다. 진퇴를 두고 책임지되 국민불안이 없도록 신중하고 질서있게 그렇게 해나가겠다. 제 결론은 총선결과를 존중해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뜻을 심판으로 받아들여 상응하는 정치적 결단을 하겠다. 재신임 등등 진퇴가 걸린 문제는 그렇게 해소하고 나갔으면 좋겠다. 총선결과를 존중할 것이다. 존중에는 진퇴까지를 포함하는 결단이다. ◆선거법 위반판정에 대한 입장 취임 1주년 방송기자클럽 회견 발언에 대한 선거법 위반 논란이 있다. 결정문을 보면 '우리 위원회는 기자회견의 대통령 발언이 사전선거운동 규정에 금지된다고 볼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대통령은 선거중립의무를 갖는 공무원이므로 앞으로 의무를 지켜달라'는 것이다. 언론보도는 '경고'라고 했으나,저는 경고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냥 '의견표명'이다. 위반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얘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