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가 10일 일부 장관의 경질을 요구하는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여 부분 개각을 단행했다. 집권 3년만에 8번째로 이뤄진 이번 개각에서 재무장관과 국방 내무장관 등 3명이 새 인물로 교체됐다. 이번 개각의 특징은 정치적 불안을 잠재우지 않고는 경제성장도 불가능하다는 탁신 총리의 현실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태국 경제는 최근 조류독감에 대한 미온적 대처와 남부 무슬림지역의 폭동 등 정치불안으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탁신 총리는 후임 국방장관에 군사령관 출신,내무장관에는 국회의원이자 군 출신인 샤바리트 용차이유드 부총리 인맥을 발탁해 남부 무슬림 폭동에 대한 강경 진압을 시사했다. 또 내년 1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정부 내 각 정파간의 세력균형을 도모하려는 성격이 강한 점도 특징으로 지적된다. 그가 이끄는 집권 타이락타이 당은 현재 의석의 반을 조금 넘게 확보하고 있지만 다음 총선에서는 과반수가 넘는 절대의석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남부지역을 근거로 전통적 야당세력을 형성해온 민주당을 눌러야 한다는 판단과도 연결된다. 하지만 탁신 총리의 정국 구상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최근 송클라 지역 보궐선거에서 그가 공천한 여당후보가 민주당 후보에게 고배를 마시는 참담한 결과가 나왔다. 이는 2001년 1월 집권 후 첫 패배란 점에서 탁신 총리의 조바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