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포브스 케리 상원의원이 올초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립선 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발표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전립섬 암은 한국인 남성 암 가운데 증가율 1위를 차지했다. 노인 인구의 증가와 식생활의 서구화로 전립선암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립선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서울병원이 국내 처음으로 수술없이 초음파로 전립선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기기를 들여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는 전립선 전체를 제거하거나 방사선을 쬐는 방법이 주로 사용됐으며 이로 인해 발기부전 요실금 등 부작용이 매우 일어났다. 전립선 암의 증세와 초음파 치료법 등 새로운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초기 증상이 없다=방광 바로 아래에 있는 전립선은 남자에게만 있는 일종의 호르몬 기관이다. 호두알만한 크기에 무게는 약 20g.정액의 일부를 생성하는 기능을 한다. 남자는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에 여러 가지 질병이 발생한다. 특히 전립선암은 50세 이후에 잘 나타난다. 전립선암의 경우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 그러다가 종양이 커져 후부요도 등을 압박하면 소변이 자주 마렵게 되는 등 전립선 비대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또 소변을 볼 때 통증을 느끼고 피가 섞여나온다. 사정할 때도 통증과 함께 정액에 혈액이 섞여나오기도 한다. 전립선암은 임파선을 통해 뼈나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잘된다. 혈중PSA 검사는 전립선암 환자의 혈액에서 발견되는 일종의 단백질인 PSA를 측정하는 것으로 수치가 정상치(4ng/㎖)보다 높으면 전립선암을 의심할 수 있다.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 가능=전립선암이 전이가 안되고 전립선에만 국한된 초기일 때는 주로 복부와 회음부를 통해 전립선을 제거한다. 새로운 치료법이 나오고 있으나 아직도 이 방법이 많이 쓰이고 있다. 전립선 절제술은 전신마취를 해야 하며 수술 후에 요실금,발기부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방사선 요법은 방사선 조사로 인한 합병증이 생긴다. 암이 다른 부위로 퍼졌거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남성호르몬을 차단하는 내분비 요법을 동시에 시행한다. 고환을 제거하는 수술이나 주사제 사용,약물복용 등의 방법이 활용된다. 전립선암은 조기에 발견만 되면 완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50세가 넘으면 1∼2년에 한 번씩 혈중PSA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만약 수치가 높다면 직장내진,초음파 및 조직검사 등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전립선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치료 방법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초음파로 초기 암 치료한다=삼성서울병원은 고밀도 초음파를 이용한 치료기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이 치료법은 전립선에서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초기 전립선암 치료만 가능하며 다른 장기로 전이됐을 경우에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또 연령이나 다른 질환의 문제로 전립선 절제술이 곤란한 경우나 외과적인 수술을 원치 않는 환자에게 시술된다. 시술 시간은 전립선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며 보통 1∼3시간 정도 걸린다. 최한용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고밀도 초음파 치료기를 이용하면 주변의 장기 손상이 최소화되며 부분 마취로 시술이 가능해 입원 기간도 기존 7∼10일에서 3일 정도로 대폭 단축된다"고 말했다. ◆암 조직 냉동 치료법도 등장=고려대 의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천준 교수 팀은 흉터 없이 수술이 가능한 냉동 치료법를 선보였다. 최소 침습적 냉동수술로 불리는 이 시술법은 1.5mm 크기의 작은 치료침으로 아르곤과 헬륨가스를 2회 연속 환부에 투입하는 방법이다. 아르곤가스는 전립선 암조직을 섭씨 영하 40∼60도로 얼리고,헬륨가스는 급랭된 전립선 암조직을 급해동하면서 암세포를 파괴한다. 또 전립선암 조직으로 가는 영양 공급로인 혈관도 함께 파괴함으로써 재발을 막는 효과도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수술 도중이나 수술 후 출혈이 거의 없고 수술 흉터가 남지 않으며,수술 후 2∼3일이면 퇴원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수술 시간은 1시간30분 정도.수혈이 어려운 환자,방사선 치료를 원하지 않는 환자,방사선 치료를 받은 후 재발된 환자 등이 치료 대상이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