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플레이어 기능을 갖춘 휴대폰,다시 말해 MP3폰을 놓고 이동통신업계와 음악저작권 단체가 첨예한 대립을 계속하고 있다. 음악저작권 단체들은 이 제품이 불법파일의 유통을 조장한다고 지적,제조업체와 판매를 강행하고 있는 이동통신업체에 음원 공급을 중단하는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반면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은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판매를 강행하고 있다. 12일에도 정부가 중재에 나섰으나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양측은 17일 최종 담판을 벌일 예정이나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팽팽한 대립=논란의 핵심은 사용자가 자신의 PC에 있는 무료파일을 MP3폰으로 내려받아 재생시킬 수 있는지 여부다. 음악저작권단체는 돈을 주고 구입한 음악만 MP3폰으로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핸드폰은 3천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필수품인데 무료파일을 재생할 수 있도록 하면 불법파일 유통을 막을 수 없다는게 이들의 입장이다. 반면 이동통신업체와 휴대폰제조업체들은 음악저작권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도 모든 무료파일의 재생을 금지하는 것은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예를들어 소비자가 스스로 만든 음악파일이나 무료 영어회화콘텐츠 등은 소비자가 MP3폰에서 구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또 MP3플레이어의 경우 별다른 제약없이 무료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는데 MP3폰에만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정부중재도 무위=정보통신부는 이날 양측에 MP3폰에서 무료파일을 일정기간만 재생할 수 있도록 하고 음질도 유료파일에 비해 낮추는 방안을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곧 출시되는 MP3폰에 무료파일을 7일 동안만 재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음악저작권단체들은 무료 파일 재생은 무조건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보통신부가 편향된 입장에서 중재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LG텔레콤은 현재 MP3폰 판매를 강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이들과의 협상과 관계없이 내주 중 KTF를 통해 MP3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LG텔레콤이 내놓은 MP3폰은 초기물량 3천여대가 거의 팔렸고 예약자만 2만여명에 달한다. KTF도 대리점을 통해 예약한 가입자가 2만∼3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력행사로 가나=음악저작권단체들은 LG텔레콤의 MP3폰 판매에 맞서 지난 11일 밤12시를 기해 LG텔레콤과 관련된 사이트에 대해 음원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이미 공급된 음원도 점진적으로 차단하고 LG텔레콤에 음원공급을 하는 콘텐츠제공업체(CP)와도 계약을 맺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12일에도 이지아이(ez-i.co.kr) 등 LG텔레콤 관련사이트에는 음원공급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LG텔레콤은 음원공급 중단으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음악저작권단체들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제소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음악저작권단체들의 양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17일에는 최종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