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언론들은 12일 한국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소추 소식을 긴급 타전한 뒤 그 파장을 분석했다. "한국의 정치불안은 북한 핵위기보다 더 심각하다"며 △사회적 분열 △국정혼란 △국가신용도 하락 등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외국 투자자들에게 한국의 정치불안은 북한 핵위기보다 더 심각한 불확실성의 원천"이라고 보도했다. 또 "야당이 지배하는 한국국회가 유례없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국가를 위기로 내몰았다"며 "탄핵이 총선에서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를 자극할지도 모른다"고 관측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대통령 탄핵으로 지난 87년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래 한국인들의 분열이 어느 때보다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한국정부가 경제 및 외교정책에서 중요한 현안에 직면한 상황 속에서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탄핵안 가결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의 주가가 급락했다며 금융시장 혼란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한국이 국제적인 이미지를 다듬어야 할 때 국회의원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한 것은 이상한 광경이며,노 대통령이 단순한 사과를 하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언론들은 오는 4월15일 총선까지 여야 간 극한대결로 정국혼란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되는 국정 공백상태가 발생,외교 및 안전보장에 지장이 생길 우려가 커져 국가신인도 하락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국회에서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 직후 12시 뉴스부터 매 시간 긴급뉴스로 전한 NHK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한국헌정 사상 초유의 놀라운 일"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정계가 최고지도자 부재라는 이례적인 혼미상황에 빠졌다"면서 "국정혼란으로 국가신용도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대통령 부재 상황을 맞게 돼 정국혼란이 장기화 될 것"이라며 "노 대통령은 국회 표결에 앞서 탄핵안이 가결돼도 사임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탄핵안이 채택된 이상 어떻게 대응할지가 주목거리"라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탄핵소추 소식을 이날 오전 11시56분(한국 시간) 긴급뉴스로 보도한 뒤 '한국 대통령 노무현 탄핵위기 직면'이라는 제하의 특집 코너를 신설해 사태 발생 배경과 국회 내 몸싸움 장면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중국신문사 등도 인터넷판 특집코너를 만들어 신속히 한국 내 정치상황을 전했으나,논평은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뉴욕=고광철.도쿄=최인한·베이징=오광진 특파원 gwang@hankyung.net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