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우리 군이 지키고 우리 군은 우리 벤처기업이 지킨다.' 군수사령부가 내달 이라크로 파병되는 자이툰 부대의 보안 관련 장비를 최근 발주한 결과 해외 제품을 제치고 국내 벤처기업 제품들이 대거 채택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전기 및 CCTV 전문업체인 유니모테크놀로지(대표 정진현)는 외곽감시용 소프트웨어와 카메라를 납품했다. 이 장비는 모니터상에 외부 물체가 이동하는 경로를 표시해 저장한다. 여러 물체가 동시에 움직이는 것도 추적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유니모테크놀로지는 국내 무전기 시장의 절반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업체다. 바로텍(대표 박점배)도 최근 자이툰 부대에 무인감시장비인 '스나이퍼'를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 장비는 빛이 없는 밤에도 생물체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측한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모니터가 꺼져 있더라도 사람이 나타나면 포착해 상황실로 전송해주며 수십km 밖에서 상대방이 박격포 등을 설치하더라도 파악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유리업체인 국영지앤엠(대표 최재원)은 파병부대 차량용 방탄유리를 공급키로 했다. 군사용 방탄유리는 유리 플라스틱 필름을 여러 층으로 가공해야 하는 동시에 투명성을 확보해야 돼 기술적으로 아주 까다로운 품목이다. 국영지앤엠의 제품은 성능과 함께 가격경쟁력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밖에 무선통신기기 키폰 방송특수장비 방탄장비 부문에서 국내 벤처기업들의 제품이 파병부대에 공급될 예정이다. 박점배 바로텍 대표는 "이들 장비는 외국 기업들과의 경쟁을 뚫고 수주한데다 기후와 풍토가 전혀 다른 환경에서 고성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보안 벤처들의 기술력을 해외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