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하나로클럽, 지역패권 놓고 '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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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점 업계 1위 신세계 이마트와 할인점 점포당 매출 1위 농협유통(하나로클럽)이 올 하반기에 정면으로 맞붙는다.
이마트가 서울 양재·월계·용산에 새 점포를 열 예정이어서 이곳에 주력 점포들을 두고 있는 하나로클럽과의 공방전이 불가피해졌다.
◆양재=하나로클럽 본거지 침투
하나로클럽 양재점은 농협유통의 대표 점포.국내 할인점 중 매출이 가장 많은 점포다.
지난해 매출은 3천3백86억원.
이마트에서 매출 1∼3위를 차지한 은평·가양·분당점이 모두 2천억원대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독보적이다.
농협유통 본거지나 다름없는 이곳에 이마트가 침투한다.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5백m 떨어진 복합쇼핑몰 하이브랜드에 하반기 중 3천3백평 규모의 대형 점포를 연다.
이마트로선 강남상권 본격 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마트는 같은 건물에 가전매장 패션매장 등이 들어서 시너지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매장의 80%를 식품에 할애하는 하나로클럽에 맞서 신선식품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마트 김대식 과장은 "농산물 분야에서 하나로클럽의 경쟁력이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간편야채 비중을 높여 질과 신선도로 승부하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하나로클럽 양재점은 추석 전까지 1백억원을 들여 매장을 재단장하기로 했다.
또 상대적으로 취약한 공산품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동북부=이마트의 대반격
서울 동북부는 할인점 격전지다.
이곳에는 하나로클럽 창동점과 우리나라 할인점 1호인 이마트 창동점이 5백m 거리에서 다투고 있다.
지금까지는 매장이 작은 이마트가 하나로클럽에 일방적으로 밀렸다.
한마디로 이마트에 치욕을 안겨준 곳이다.
하나로클럽 창동점은 매출로 비교하면 양재점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할인점이다.
지난해 매출은 2천9백76억원.
그동안 동북부 상권의 맹주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하반기 중 판도가 달라진다.
이마트가 2km 거리에 매장 면적 6천평짜리 월계점을 열면 하나로클럽이 수세로 몰리게 된다.
이마트는 최대 점포인 월계점에 카센터 동물병원 미용실 등 각종 임대매장을 입점시켜 원스톱쇼핑을 가능케 할 계획이다.
하나로클럽은 겉으로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김석재 창동점 부장은 "주력 품목이나 고객층이 다를 것이므로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사에서는 주차타워 설립과 매장 리뉴얼을 계획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용산=떠오르는 상권 다툼
올 가을께면 고속철도 용산민자역사에 3천평 규모의 이마트 용산역사점이 들어선다.
인근 용산전자상가에는 하나로클럽 용산점이 자리잡고 있다.
이 점포는 매장 면적이 4백평에 불과하지만 지금까지는 경쟁 점포가 없어 사실상 상권을 독점해왔다.
이마트가 들어서면 덩치가 작은 하나로클럽 용산점은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없다.
벌써부터 주차장 확충,지역방송 광고 등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뛰고 있다.
백운기 용산점장은 "경쟁력이 강한 특산품이나 식품 분야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