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최근들어 다시 강세를 이어가던 서울 강남권 아파트시장에선 지난 13일 이후 매수세가 뚝 끊겼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국이 수습될 때까지는 거래공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집값도 약보합세를 띨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달 들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신규분양시장은 탄핵정국의 여파로 다시 침체국면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주택시장 시장에선 매수세 사라져 대통령 탄핵 소식이 전해진 지난 12일 이후 서울 강남권 아파트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일시에 끊겼다. 설 이후 이어진 상승세를 타고 매수 시기를 저울질하던 '사자'세력들이 일제히 관망세로 돌아섰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도곡주공과 영동주공 등 그동안 상승세를 주도하던 재건축아파트 및 분양권시장이 주춤거리고 있다"며 "급매물 출현 등의 현상은 아직 없지만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경제전망에 대한 불안심리가 가중돼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이 깊은 관망세로 돌아서 거래공백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케팅업체인 알파오S의 곽창석 상무는 "헌법재판소 결정 전까지는 충격에 빠진 투자자 및 실수요자들이 시장에 대해 불안해 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사고 팔려는 사람들이 쉽게 움직이질 않는다"고 말했다. 스피드뱅크의 안문숙 소장도 "시장의 불투명성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위축으로 시장이 당분간 냉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밀컨설팅의 황용천 사장도 "심리적 동요로 집값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러나 "총선과 탄핵의 변수가 해소되면 오히려 시장은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의 규제가 다소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놨다. ◆신규 분양시장은 타격 클 듯 이번 사태로 신규 분양시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나 실수요자 모두 불안감 때문에 선뜻 청약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인천 1차 동시분양 아파트의 계약률이 대부분 절반을 넘지 못했고 무주택우선 물량 계약률도 극히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피앤디AMC의 임현욱 부사장은 "이번 사태로 당분간 신규 분양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히 상반기 분양시장은 직격탄을 맞은 셈"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수요자들보다는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얼어 붙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국의 불투명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분양시장이 고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성근·김진수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