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년차 주부인 김 모씨는 최근 대형냉장고를 새로 구입하게 됐다. 신혼때 마련한 냉장고가 낡고 고장도 자주 나는데다 용량마저 불어난 식구를 감당하기엔 부족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기왕에 냉장고를 마련하는 것인 만큼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고급형 제품으로 장만했다. 그러나 목돈이 들어가는게 부담스러워 할부로 구매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할부구매 다음달부터 날라오는 신용카드 이용대금 고지서를 살펴볼 때 마다 적잖게 부가되는 할부수수료에 가슴이 쓰렸다. 카드사들이 실시하는 할부제도를 제대로만 알았어도 할부수수료를 상당 수준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할부구간별로 수수료 차이 커=거의 모든 신용카드사들은 할부수수료율이 3개월부터 크게 올라간다. 또 각 할부구간마다 수수료율이 0.5∼1%씩 가중된다. 따라서 할부기간은 짧게 할수록 유리하다. 불가피하게 장기할부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엔 각 카드사별 할부구간을 살펴본 후 한 단계라도 수수료구간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10개월 할부부터 할부구간을 달리해 전 구간보다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럴 경우 조금 힘들더라도 9개월 할부를 이용한다면 조금이나마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같은 이유로 6개월 할부를 하기보단 5개월 할부를 선택하는게 유리하다. 특히 2개월 할부의 경우 대부분 카드사들이 11∼13%의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데 반해 3개월부터는 16∼18%로 수수료율이 껑충 뛰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1백만원짜리 상품을 구매할때 2개월 할부(연 11% 적용)로 구매하면 월평균 9천1백66원의 수수료를 부담하지만 3개월 할부(연 16.5% 적용)는 월평균 1만3천7백50원을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결국 2개월 할부의 경우 총 1만8천3백32원을 수수료로 부담하는데 반해 3개월 할부는 4만1천2백50원이 부가돼 단 1개월 차이로 2만2천9백18원을 더 부담하게 된다. 또 같은 할부수수료구간이라 하더라도 할부개월수가 길어질수록 지불하는 수수료 총액은 커지는 만큼 한달이라도 할부기간을 짧게 하는게 수수료를 절감하는 철칙이다. 이와 함께 KB카드,우리카드,현대카드 등은 회원들의 신용등급에 따라 수수료율을 차등적용하므로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신의 수수료율을 확인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가맹점에 따라 무이자할부 이벤트를 실시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는 꼼꼼함도 필요하다. KB카드는 'KB Card'상품에 한해 국민은행 이용실적과 연계해 할부수수료를 5∼50% 할인해 주기도 한다. ◆할부수수료 어떻게 계산하나=할부구매를 할 경우 카드사에 매월 납부해야 하는 금액은 납입할 할부원금과 수수료로 구성된다. 그러나 카드사들로부터 고지서를 받을 때마다 어떤 달은 수수료액이 많고 어떤 달은 눈에 띄게 적은 경우가 있다. 할부수수료 금액이 과연 어떻게 산정되는 것인가. 할부수수료는 납부하고 남은 잔액×할부적용이율×3백65일분의 이용일수로 산출된다. 예를 들어 90만원을 3개월 할부(할부이자 17%,결제청구일까지 사용기간은 30일)로 이용할 경우 첫달은 1만2천원이 넘는 수수료가 부가되지만 마지막달에는 4천원 정도만 부가된다. 첫 달 수수료는 잔액 90만원×할부적용이율 17%×30/3백65으로 총 1만2천5백75원이 원금 30만원에 덧붙여져 부가된다. 둘째달에는 수수료계산시 잔액이 60만원으로 줄어드는 만큼 수수료도 8천3백83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셋째달에는 잔액이 30만원이 되는 만큼 수수료는 4천1백91원으로 감소되는 식이다. 따라서 카드사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할부금액을 중도상환,할부기간을 줄인다면 갚아야 할 잔액이 크게 줄어들어 수수료 부담도 덜 수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