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후폭풍'으로 총선을 30일 앞둔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15일 현재까지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 탄핵안을 주도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역풍으로 흔들리고 있는 반면 열린우리당은 지지율 급등이라는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 하지만 정국상황이 워낙 가변적인 데다 헌법재판소의 결정 시기와 여론추이,지역구도 등의 변수도 많아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헌재결정 시기=헌재가 총선 이전에 노 대통령 탄핵 여부를 판단할지,이후에 할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현재로선 헌재 결정이 총선 이후에 나올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고 이 경우는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헌재가 총선 전에 결론을 내린다면 사정은 전혀 달라진다. 우선 탄핵안이 기각된다면 탄핵 소추를 강행한 야권은 국정혼란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 상당한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탄핵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다시 대선을 치르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여론추이=탄핵 후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거센 역풍에 직면해 있고,이는 고스란히 열린우리당의 지지쏠림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체로 열린우리당이 지지율에서 2위인 한나라당을 2∼3배 앞서는 양상이다. 물론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 대한 국정운영 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혼란이 이어진다면 열린우리당 독주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국정이 안정된다면 지지도 추이에 변화가 뒤따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야 3당이 고 총리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것이나 열린우리당이 고 총리의 시정연설에 반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양강이냐,3강이냐=탄핵안 가결로 이번 총선은 친노(親盧) 대 반노(反盧),개혁 대 보수세력의 대결구도가 조성되는 양상이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의 구도가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구도로 인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양강구도가 고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최근의 지지도 급락세에서 탈피해 두 당과 함께 3강을 형성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친노 대 반노의 대결구도는 고질적인 지역구도에도 일정한 변화를 몰고올 가능성이 있다. 실제 탄핵안 가결 이후 민주당 강세지역인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의 하락세가 뚜렷한 반면 열린우리당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영남지역에서도 일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