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이 소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단기적으로는 이렇다 할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할인점 백화점 등의 매출은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은 정국이 혼란해지면 불확실성이 커지고 기업의 투자가 위축돼 결국 소비 회복이 늦어지게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15일 할인점 백화점 등 유통업체 CEO 10명을 대상으로 소비 전망에 관한 전화 인터뷰를 한 결과 대부분 탄핵정국이 크든 작든 소비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변했다.


소비 회복 시점으로는 3분기를 꼽은 사람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2분기는 2명,4분기는 2명이었다.


내년 이후라는 답변자도 1명 있었다.


인터뷰에 응한 CEO들은 대부분 소비 회복 시기가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접대비 규제, 조류독감 파동, 신용불량자 문제 등으로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터에 탄핵정국이라는 새로운 악재가 터졌기 때문이라는 것.


치킨 프랜차이즈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의 윤홍근 회장은 "전국을 돌며 가맹점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데 다들 정치권을 원망했다"고 전했다.


조류독감 파동이 진정되자마자 탄핵사태가 터져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


정대종 우리홈쇼핑 사장은 "당초 2분기에 소비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봤는데 탄핵정국으로 불확실성이 커져 두세달 늦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정 사장은 "4백만명에 달하는 신용불량자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데 정국이 불안해져 경제정책 추진이 영향을 받게 되면 소비심리 회복도 더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원 진로 사장은 "소비 회복 시점을 3분기로 예상했는데 지금은 언제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 사장은 "총선 결과에 따라 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지만 주가가 계속 오르면 가처분소득이 늘어 회복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탄핵정국이 소비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답변도 있었다.


이기형 인터파크 사장은 "좀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선 3분기쯤에 소비가 살아날 것이란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ㆍ경제의 불안정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기업들이 투자를 재검토하게 되지만 아직까지는 그렇게까지 상황이 나쁘진 않다는 것.


유통업계 CEO들은 탄핵정국이 조속히 수습되고 정국이 안정돼야 소비가 살아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승한 삼성테스코 사장은 "정국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내수를 진작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고 이원 진로 사장은 "기업이 투자를 늘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홍근 제너시스 회장은 "정부든 정치권이든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이번 총선에서 경제에 밝은 사람이 많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생활경제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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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에 응하신 분 >


김정 갤러리아 사장, 유종환 밀리오레 사장, 윤홍근 제너시스 회장, 이기형 인터파크 사장, 이승한 삼성테스코 사장, 이원 진로 사장, 정대종 우리홈쇼핑 사장, 하원만 현대백화점 사장, 허승조 LG유통 사장, 홍봉철 전자랜드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