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소폭우위' 전략 .. 투신사 어제 520억원 순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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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관투자가들이 15일 3백9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주가반등을 이끌었지만 매수기조를 언제까지 지속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주식을 살 "실탄(돈)"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투신사의 주식편입비율은 80~90%에 이르고 있다.
현금이 넉넉하지 않아 신규 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한 대규모 순매수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자금여유가 있는 연기금은 각종 제한규정에 묶여 한꺼번에 대량으로 실탄을 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주가급락시 매수 규모를 늘리고 반등 시에는 규모를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기관의 매수강도는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여부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이날 투신권의 순매수는 공격적인 주식비중 확대라기 보다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매수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봉 한국투신 주식운용팀장은 "주식편입 비율이 높아 지금 당장 주식을 살 여력은 크지 않다"면서 "펀드로 자금이 들어오면 기관의 저가매수가 시장을 지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행스런 것은 "탄핵쇼크"로 주가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투신사 주식형펀드로 신규 자금이 들어왔다는 점이다.
저가매수에 나서려는 법인및 개인 투자자들이 그 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난 12일 하루동안 투신사(자산운용사) 주식형펀드 수탁고가 1천70억원 늘어났다.
주식혼합형(2백20억원)과 채권혼합형(7천1백40억원)까지 포함하면 주식관련 펀드에 하루동안 8천4백30억원이 순유입됐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주가상승 과정에서 매수 기회를 놓쳤던 자금들이 주가급락을 틈타 한꺼번에 들어온 것 같다"며 "지수 850이하에서 자금유입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기관의 매수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