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논쟁에 휩쓸리지 말라." '3ㆍ12 탄핵'과 관련,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탄핵 논쟁 경계령'을 내리고 있다. 보혁(保革)갈등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탄핵 논쟁이 기업현장에 번질 경우 조직의 화합과 업무효율성이 크게 저해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은행 등 고객과의 접촉이 많은 기업에서는 탄핵 논쟁이 영업에 지장을 초래할 것을 우려, 아예 '함구령'도 내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탄핵안이 가결된 지난 12일 오후 행내 방송을 통해 "고객과 정치적인 상황에 대해 논쟁하는 일은 절대 삼가달라"고 주문했다. 김종욱 수석부행장은 이 방송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적인 견해를 제시하는 것은 자유이자 권리이지만 고객들은 여러분을 개인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속한 은행을 먼저 본다"면서 직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부탁했다. 신한은행도 같은 날 신상훈 행장 명의로 전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동요하지 말고 맡은 업무를 평소와 다름없이 충실히 하라"고 지시했다. 은행 관계자는 "국론이 분열되고 있는 마당에 직장에서라도 논쟁을 자제해야 한다는게 경영진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보험회사도 설계사들에게 '언행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대형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기왕에도 정치문제 종교문제 등에 대해선 가급적 고객들과 얘기하지 말도록 설계사들에게 주문해 왔다"며 "이번의 경우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이같은 원칙을 더욱 철저히 지켜주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삼성 LG 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도 탄핵 관련 논쟁이 사내에 번지지 않도록 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일부 기업은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 정치성 발언이 나타날 경우 즉각 삭제한다는 방침을 정해 놓고 있다. 한 대기업의 관계자는 "정치 상황에 휩쓸리지 말고 맡은 업무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고위 경영진의 엄정한 당부가 있었다"며 "사내에서 탄핵 문제로 갈등이 빚어질 조짐은 안보이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 경제부ㆍ산업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