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이 해외 금융회사들을 인수하는 등 미국보다는 해외에서 승부를 거는 글로벌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 "씨티그룹이 최근 한국의 한미은행을 27억3천만달러에 인수하고,중국에서 외국은행으로선 처음으로 위안화 카드사업을 시작키로 하는 등 다소 위험한 비즈니스에 뛰어들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경우 카드 부실이 심각하고 1997년 외환위기 때 겪었던 원화가치 폭락이나 해외투자자 이탈 가능성 같은 위험이 상존하는데다,정치불안이 도사리고 있지만 씨티그룹이 투자를 결정한 것은 이익을 늘리기 위해 눈을 밖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 이외 지역의 인구가 전세계 인구의 95%를 차지하고 이들 지역의 총생산이 세계 전체의 65%에 달하는 반면,씨티그룹은 이들 지역에서 전체 수익의 35%밖에 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미국 이외 지역으로 소매금융을 적극 확대키로 했다는 것이다. 씨티그룹의 국제영업담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데릭 모헌은 "씨티는 미국에서 전략적 위치를 굳혔다"며 "이제 우리의 상품과 서비스를 국제적으로 펼칠 때"라고 강조했다. 씨티는 이같은 전략에 따라 향후 10년 안에 개도국에서 6~8개의 금융회사를 더 인수키로 했다. 또 앞으로 7년 안에 14개국에서 신용카드사업 규모를 3배로 늘리기로 했다. 모헌 회장은 "신용카드사업뿐만 아니라 다른 소비자금융도 이 정도로 확대하겠다"며 "이를 위해 현재 영업 중인 주요 20여개 국가에서 지점망을 최대한 신속하게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씨티는 이같은 해외경영을 통해 미국 캐나다 이외의 국가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현재 전체의 3분의 1에서 10년후 절반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로 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